꼭 잘라야만 했나요?

– 나는 위를 자르며, 삶을 다시 시작한 사람입니다 –

by 강경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어요?”

“그 정도 의지면 식단이랑 운동으로도 빼는 거 가능했을 텐데…”

“수술은 좀 극단적인 거 아니에요?”


수술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이런 말을 참 쉽게 던집니다.

미소는 짓고 있지만, 마음은 내려앉는 말들이죠.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아직 수술까지는 아니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


그렇게 ‘마지막 다이어트’를

수십 번은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빼고 더 찌고, 빼고 더 찌고

이 무한반복이 아니었다면

114kg까지는 찌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노력을 안 해서 찐 게 아니라,

살아보려고 애쓰다 찐 거라는 걸

나중에서야 인정하게 됐어요.



병원에서 체중계 위에 섰을 때,

전 기계고장인 줄 알았어요.

숫자가 빠르게 계속 올라가니까

“이게 진짜야?” 싶었죠.


그러고 보니

한동안 저는 제 몸무게를 모르고 살았더라고요.

체중계에 올라가는 걸 피했고,

피하다 보니 그냥 잊고 살았던 거예요.


몸은 이미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어요.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뚱뚱하면 다 그렇지”라고 넘겼고,


1시간 세미나 하려면

2리터 토레타를 마셔야

갈증이 겨우 풀렸는데도

스트레스 때문인 줄 알았어요.


그게 당뇨 증세였고,

이미 꽤 진행된 상태였다는 걸

병원에 가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몸이 저한테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저는 그냥 무시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걸 알게 된 날,

나에게 참 미안했어요.

살을 못 뺀 게 슬픈 게 아니라,

나를 그렇게 오래 방치했다는 게 더 슬펐어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이제는 살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겠다.”


살을 빼기 위한 수술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었어요.


사람들은 수술을

너무 가볍게 말하거나,

너무 무겁게 금기시해요.


저는 솔직히 말해요.


“저에게 수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었어요.”



의지로 빼는 사람들 있어요.

존경해요.

저도 그렇게 뺀 적도 있지만

결국, 다시 이전보다 더 쪘어요.


감량보다 더 어려운 건,

계속 유지하면서 살아내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내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 생각했고,

그 방법으로 수술을 선택한 거예요.


물론 수술이 정답은 아니에요.

그리고 수술한다고 저절로 빠지는 것도 아니었어요.


수술은 “편한 지름길”이 아니라,

초고도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2021년 겨울.

수술실의 차가운 공기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수술 침대에 누웠는데,

눈을 꼭 감아도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어요.


“떨리시나 보네.”

누군가 조용히 말했어요.


살려고 들어간 건데,

죽을까 봐 무서웠어요.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결과는 드라마틱했어요.


그런데 이상했어요.


몸은 빠졌는데,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어요.


그때 알았어요.


수술은 시작일 뿐,

삶은 결국 내가 바꿔야 한다는 걸.



이 연재는

감량의 꿀팁이나

다이어트 성공담이 아닙니다.


저는

위를 잘라야만 살 수 있었던 사람이고,

지금도 매일,

나를 다시 키우는 중인 사람입니다.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수술실에서 혼자 누워있을 때

많이 무섭고 외로웠지?

하지만 그 선택이 너를 살렸고,

이제는 너를 다시 키우고 있잖아.

살아내 줘서 고마워.



“혹시 질문 있으신가요?”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자르지 못하고 붙잡고 있나요?


우리는 모두

살기 위해

한 번쯤은

무언가를 내려놓고

결심해야 할 때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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