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특수교사 수필집(자전거 도둑 갱생기)

by 특수교사 호짠

내가 중학교 특수학급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한 통합학급 담임선생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00 이가 언젠가부터 헬멧도 없이 못 보던 자전거를 타고 다니네요? 안전지도가 필요할까요?'


말씀을 듣고 내가 든 생각은 '안전을 확인해 봐야지'가 아니라 '요 녀석 자전거가 오디서 생겨났지??'였다.

이미 학생의 가정과 오랜 시간 교류해 온 내 입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이 자전거의 존재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즉시 소환'


나와 교실에 단둘이 마주 앉은 00 이는 이미 나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자전거의 존재에 대하여 물어보자, 00 이는 안 그래도 더듬이는 말을 더욱더 더듬거리며 말을 돌렸다.


결국 장시간의 상담, 지도, 훈계의 시간이 흘러 밖에서 자전거를 주워 왔다는 대답을 듣게 되었다.

퇴근 후, 00 이와 함께 인근의 원룸촌을 돌아다니며 자전거를 어디에서 주웠는지 탐문 수사하고, 앞에서 자전거와 인증 사진을 찍었다.(귀엽게도 상황과 상관없이 사진을 찍으면 자동적으로 브이가 나온다.)


이후 함께 삐뚤빼뚤한 반성문과 나의 연락처를 적어 자전거에 붙이고 그 원룸촌에 반납을 하였다.

물건을 훔치는 일을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는 지도와 함께!!

비슷한 시기에 이미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어가는 듯한 케이스를 보고 있었기에, 더욱더 진심을 담아서 지도하고 지속적으로 신경을 썼다.


다행히 이후 자전거 주인에게 연락이 오거나, 00 이가 또 무언가를 훔쳤다는 이야기는 들리 않았다.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00 이가 자전거를 훔친 것인지, 누군가 버린 자전거를 주워온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조금이라도 어긋난 길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었을 뿐


이후 집에서 다행히 새로운 자전거를 구입해 주셨다. 학생은 안전하고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였고, 모두가 행복해졌다.


00 이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연락이 온다.

귀여운 녀석!...

다음에 만나면 짜장면이라도 한 사발 사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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