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양한 민원을 지켜보거나, 받아보았는데 오늘은 나름 나에게 신선했던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내가 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할 때, 나의 옆자리 장학사가 받은 민원이다.
교육청이란 항시 학생, 보호자, 교사 등 누구에게나 민원의 창구가 열려있기에 생각보다 많은 민원이 들어오기 나름이지만 그날의 민원은 색달랐다.
장학사님께서 너무나 당혹스럽지만, 동시에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것이 느껴져 나는 의도치 않게 민원의 내용을 듣고야 말았다.(절대 내가 들으려 들은 것이 아니다.)
내용인 즉 '본인 아이의 유치원 선생님이 밤에 술을 먹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민원인께서는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교사'로서 술을 먹을 수 있는가? 교육청 차원에서 '관리'해야 하는 것 이야니는 말씀을 하고 계셨다.
오호 맞는 말이다. 어찌 유치원 교사가 밤중에 술을 먹고 다닌단 말인가?? 천인공노할 일임이 확실하다.
모름지기 교사란, 퇴근 이후에도 아이들 걱정에 잠 못 들고 수업 준비로 밤잠을 설치며, 하루 종일 24시간을 아이들만을 생각하는 고민과 사랑을 가득 채워도 부족하거늘...
어찌 그냥 교사도 아닌 '유치원 교사'가 그것도 '한밤'중에 '술'을 마시고 돌아다닌단 말인가.. 말세가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의 장학사님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셨다.
막강한 논리력과 카리스마로 민원인의 민원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 버리셨다.
난 장학사님의 대처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이후에 내가 받게 되는 수많은 민원에 대하여 미리 성찰하고,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교사'란 직업이 일반적인 직업보다는 약간 더 높은 도덕적 잣대로 바라볼 순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퇴근 후 맥주 한잔의 즐거움을 빼앗을 정도로 대단한 직업일까?'라는 의문에 빠지게 된다.
(월급을 더 많이 주면 고려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