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신가요?

오지랖 - 불쑥 찾아온, 언제 왔는지 모르는

by Magic Candy 쁘로가

언제 왔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어림잡아 아마도 50대 초반인 것 같다.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그때,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 후회하면서 "내가 왜 이러지? 내가 뭐 한 거야?" 어깨 승모근에 긴장도를 올리는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그런 일을 와이프에게 얘기했더니, "오지랖이야. 오지랖이 넓네"라는 낯선 단어를 전달해 준다. 와이프에게 얘기하기 전에 나도 어설프게 오지랖을 떠올렸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내 인성의 일부분에 이렇게 다시 찾아왔고 상대방을 알아야겠다.


오지랖, 사전적 의미 -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

오지랖 넓다, 사전적 의미 - 1. (사람이) 주제넘게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다.

2. (사람이) 염치없이 행동하는 면이 있다.

오지라퍼(오지랖 er), 사전적 의미 - 오지랖이 넓은 사람. 남의 일에 지나치게 상관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겉옷의 앞자락이 넓거나 크면 얼마나 안 어울리고 바보처럼 볼일까? 나 스스로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봐도 바보처럼 뚱한 사람이 그려진다.


이런 행동이 54세 되면서 처음 나온 것으로 보인다. 50대에 접어들면서 "50은 지천명이야" 하면서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목숨 / 운명 / 천직을 알아야 하는 나잇대라고 생각하면서 비장하게 50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하늘이 부여한 것을 찾아 헤매다 보니, 아직 알지 못하다 보니 그 비장함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그런 거 같다.


'참견하지 말아야지.'를 늘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임금피크 직장 생활과 평상시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술기운이 어느 정도 정신의 문을 느슨하게 풀어진 시간대에 느닷없이 당신이 찾아왔다.


저녁 느지막 때 파견 근무 나와있는 어느 광역시 지하철 좌석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Daum 기사들을 스쳐보는데, 옆자리 여대생 2명이 나누는 대화가 그냥 내 귀에 들려왔다. 대화의 내용은 본인들이 관심 갖는 남자 대학생 또는 남자 대학생으로부터 본인들이 관심받는다는 내용들이다. 서로 만나는 장소를 추천하면서 음식, 사진 등을 공유하고 있었다.


지하철 역이 하나씩 지나가면서 내가 내려할 곳으로 가고 있을 때 당신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20대에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

"여기서가 아니라 더 먼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텐데."

"그러면 만날 수밖에 없는 더 많은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녀들의 대화에 난 이렇게 아쉽게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내려야 할 역에 전동차가 도착했다. 하차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당신은 내 정신의 문을 완전히 열어젖혔다.


"세계는 넓어요"


이런 오지랖. 미치겠다. 여대상 2명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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