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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 에포크 Aug 03. 2023

긍정적 학교생활

긍정적 행동 지원(PBS)을 아시나요?

여름방학이 시작이 돼서 한결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제가 두문불출하는 동안 이야기를 꺼내보자면, 지난 학기 동안 아들의 학교에 같이 다녔어요.

다니는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아들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으며, 여러 방면으로 공부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간 있었던 일들을 조금 풀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 PBS)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저도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아들 때문에 고심하던 차에 저를 안타깝게 여기신 친한 지인분이 귀띔해 주셔서 알게 된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교육청에서 주재하는 긍정적 행동 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 PBS )이라는 지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긍정적인 행동개입과 지원 체계를 말하는데, 이는 학교적응이 힘든 장애 학생을 위해, 교사-상담교사-학부모 간의 상담과 관찰을 통해 학생을 위한 방안을 제안 및 논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아들이 학기 초, 여전히 학교 등교 거부가 유독 지속적으로 심하고, 수업 중 문제행동이 생기기 시작하게 되어 고민하다가 이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제가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중재 안 되는 수준정도는 아니었지만, 계속 과잉행동이 커지고 있는 상태이었고, 초반에 아예 바로 잡지 못하면 아이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가 힘들어질 것 같아 조급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도 노력해 보고, 학교에서도 신경 써주신다고 했지만, 아들은 여전히 학교를 싫어했고, 이대로 가다간 학교라는 곳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에 대한 온정마저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학교 선생님들 업무가 바쁘시다는 걸 알면서도, 좀 더 전문적인 조언을 얻고 싶어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신청했습니다.

확실히 많이들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들었을 때, 다소 생소했지만, 학교 선생님이나 특수반 선생님께서도 의아해하시며 처음 들어보신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와 상황이 비슷한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1. 긍정적 행동지원이란?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은 '인간 존엄성에 근거하여 특수교육대상학생의 문제행동을 감소시키고 예방하기 위해 지원하는 체계적인 지도방법'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문제행동의 이유를 이해하고, 문제행동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가설에 따라 개인의 처해진 환경에 적합한 포괄적인 중재를 개발하는 문제해결중심적 지원 방법이며, 문제행동을 개인의 문제로 제한하지 않고 중재를 통해 성취하게 되는 결과들을 개별 대상의 행동변화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포함한 주변인의 생활방식, 삶의 질까지 그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의 결과로 등장하게 됐다고 합니다.


긍정적 행동지원의 근거가 되는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학생의 문제행동 변화에는 교사의 행동변화가 요구된다.
* 어떤 학생에게는 더 많은 시간과 관심,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학생이 보이는 바람직한 행동이나 문제행동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 많은 문제행동은 학습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 대부분의 문제행동은 어떤 구체적인 맥락이나 활동과 연계되어 있어 예측 가능하다.
* 처벌보다 긍정적인 방법이 학생의 행동변화에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긍정적 행동지원(PBS)은 기존의 행동수정을 주도했던 응용행동분석(ABA)에서 비롯되었지만, 문제행동의 소거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야말로 '긍정적'으로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학교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긍정적 행동지원(PBS)은 문제행동의 감소를 가져오기는 하지만, 행동의 감소와 제거에만 집착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새로운 의사소통기술, 사회적 기술, 자기 관리기술 등을 계발하고, 친구들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학급과 학교, 지역사회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등을 목표로 합니다.

(긍정적 행동지원의 정의 https://jesusguy.tistory.com/194 발췌 및 참조)


2. 신청방법 및 절차


지역의 사정마다 교육청 관할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제가 경험한 대로 적어보는 것이니 참조만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신청방법은 학부모나 교사등, 교육청이나 학교에 말씀드리면 관련 서문이 내려와 지원자가 지원서를 써서 제출하면 됩니다.

교육청에 지원서가 접수가 되면, 절차에 따라 전문인력 교사가 신청한 해당학교에 파견됩니다.

파견 전문 교사가 전반적으로 이 PBS프로그램을 주도합니다.

이때 특수교사 인력난이 심각함을 알게 되었는데요, 제가 3월에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교육청 파견교사가 오신 건 5월 중순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아직 초등 저학년이고, 아주 심각한 문제의 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지요.

특수교육은 초, 중, 고의 구분이 없는 데다가, 파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한정된 상태이고, 저 개인적으로도 생소한 프로그램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굉장히 많아 기다려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저희 학교에 파견되어 오신 분은 주변 지역 특수학교의 현직 고등부 교사직을 임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5월~7월까지 총 4회기로 운용되었었고,


* 1~2회기(5월 1회, 6월 1회):

파견 특수교사가 아들의 수업모습과 교실 내 문제행동들을 관찰 및 분석하고, 관련교사(특수반교사, 실무사, 원반담임)들과 상담하고 교수문제점들을 파악하는 회기였습니다.


*3~4회기(7월 2회):

학부모인 저와 연속적인 상담으로 학교나 교사들에 대해 차마 말하지 못한 의견 수렴과 상담, 긍정적 대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중재안등이 가정 내 연계 가능한지 논의하고 서로 제안하며 결정하는 회기였습니다.


3. 중재 방안 구체적 내용


특수교육대상학생의 문제 행동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선행사건- 문제행동- 행동결과등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문제 유발 원인 자극을 소거하고, 학생에게 대체 행동을 가르치는 등의 올바른 중재 방법을 제안합니다.

보통 발달장애 친구들의 문제행동에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발달장애 아동들이 언어발달이나 자기표현이 어렵고, 이 때문에 교사나 반 친구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되므로, 이것이 해소가 안되면 나올 수 있는 과격한 행동들이 갈등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문제행동의 이유를 파악하면 중재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각각 아동의 특성에 따라 세세한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꼽히는 이유들을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감각추구 : 본인 스스로도 통제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행동입니다.
*사물행동요구 : 우리가 보통 말하는 '떼쓰기'의 행동 일종입니다.
*회피, 거절 : 주어진 과제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수행이 어려운 과제일 경우 불만을 표현하는 행동입니다.
*관심 유도 : 자폐이어도, 발달 장애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애착이 생긴 사람에 대한 기대와 좋은 이미지가 있으면 그 상대방에 대한 반응을 궁금해하고, 관심받기를 원합니다. 상호 작용의 잘못된 경우의 행동입니다.


* 아들의 경우, 중재가 필요한 행동 특성

폭력적 문제 행동은 아니지만, 통합수업 시 돌발행동을 합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여 소리를 크게 내고, 책상등을 두드리거나 일어나서 돌아다니기 등의 수업시간의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합니다. 문제 행동을 제지했을 때는 더 반복하는 등의 행동도 보였습니다.

특히 저희 아들의 경우, 비자발적, 기계적, 비독립적, 의존적 성향이 있어 힘든 케이스에 속합니다.

많은 부분 흥미가 없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일일이 지시를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성장하며 상호작용하는 인간관계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잘못된 방법으로 관심받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좋아하는 물건은 있어도 아주 좋아하는 정도는 아니어서, 강화물을 통한 동기 유발도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이렇게 행동하면, 이것 줄게."가 안 통하는 것이죠.

또래에 대한 흥미가 없고 상호작용의 빈도가 낮아 타인의 의식 등에도 별다른 태도의 변화가 없습니다.

통합반 수업일 때 문제 행동의 양상이 더 많이 나타나고, 분리 격리조치 후에 더욱 나타났습니다.

위의 이유 등을 참고해 보았을 때,

자신에게 어려운 통합반 수업에 대한 회피의 방편일 가능성이 높고, 문제 행동을 제지했는데 더 반복하는 행동은 관심의 유도일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판단됩니다.



4. 결론 및 개인적 감상


  중재방안으로는, 조직화된 환경을 구책하기, 적절한 대체 의사소통을 가르치기, 강화제 찾기입니다.

이 중에서 가정에서 제게 주어진 숙제는 좋아하는 것(강화제)을 찾아주기입니다. 물건이든, 활동이든 무엇이든 아들이 혹할 만한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사회적 강화(스킨십이나 칭찬해 주기 등)도 좋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것이 생겨 세상에 살아갈 동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2학기부터는 문제 행동이 더 많이 일어났던 통합반수업을 대폭적으로 줄이고, 아이가 더 오래 진정될 수 있도록 특수반 교실 구조를 좀 더 구조적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맨드(요구하기) 훈련시간을 늘리고, 아이가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하루 일과표와 시각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특수반에서의 개별화 수업내용도 좀 더 아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이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PSB를 다 받아본 저의 결론적인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단 4번으로 아들의 학교생활을 바로잡기란 힘들 것 같긴 합니다. 그럴싸한 멋진 중재방안들이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학교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근본적 해결보다는 학부모 불만 해소의 일종의 민원 해결의 일환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교사와 학부모간좀 더 면밀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좋았고, 아이를 지도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이 넓어져 아이의 행동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학기가 되어봐야 알겠지만요.


그간 학교를 오가며 힘든 학교 상황과 선생님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 공부가 많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통합반 담임 선생님께 아들이 혹시 문제 행동을 하면 단호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그 또한 학급분위기가 고스란히 같은 반 친구들의 학부모 귀에 들어갈 수 있어서 쉽게 그러지 못한다는 말씀을 듣고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줄 서기 인도하시는데 한 아이가 줄을 이탈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그 아이의 손을 잡아줄 법한 상황이었는데 혹시 모를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봐 터치조차 조심스러워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아이들을 지도하시는데 참 어려움이 많으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수학급 또한 어려움이 많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학생수를 감당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1대 1로 케어하는 특수교육 특성에도 불구하고, 저희 아들 학교 특수반만 학생수가 10명이 넘습니다. 각각 다른 성향의 장애의 특성을 하나씩 다 인지하고 계셔야 하고, 이에 맞춰 행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그리고 선생님 한 분이 여러 아이에게 배분해야 할 시간과 체력이 많이 모자라는 실정입니다.


저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를 학교에 통학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의 관계는 더욱 예민한 문제입니다. 특히나 자폐성 발달장애의 유형이 제각각이다 보니 학부모와 교사 간의 긴밀한 협의는 불가결한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아이의 특성을 알려드려야 선생님들께서도 당황하지 않으시고, 대처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취지이긴 했으나 지나고 보니, 저도 이렇게 보면 이것저것 요구한 부모인 게 맞네요... 저는 좀 더 아들과 같은 반친구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서로에게 안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업무로 바쁘신 선생님들의 시간을 쪼개어 달라고 한 것도 요구라면 요구겠지요. 이번 계기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학기 중 내내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선생님들과 대화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들께서도 많은 부분 이해해 주시고 노력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학교에서 선생님들께서 얼마나 고군분투하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 때문에 발달장애인학생들과 학부모의 이미지가 안 좋은 것 같아 속상합니다. 부분이 전체의 이미지로 각인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간의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대립 분위기가 안타까운 것 또한 현실입니다.

정작 특수학교 증설이나 특수교육 관련 인력 보충, 학교 일반 교사에게도 좀 더 체계적인 장애 이해 연수 등의 근본적인 필요한 정책이나 시스템의 구축이 잘 되었다면 이러한 안타까운 사건, 사고들이 생겨났을까 하는 씁쓸함이 있습니다.

이런 속상한 사건들이 생길 때마다 움츠러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우리는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요? 저는 왜 이리 안 좋은 예감이 드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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