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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 에포크 Aug 18. 2022

천진난만형 댓글 쟁이

'좋아요'와 '댓글'에 진심과 감사의 인사를 담아

여름방학중이라 시간적 여유가 제법 있는 요즘, 나는 브런치에 자주와 글을 읽으며 여유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 주면 끝날 방학이 아쉽다. 애들 개학은 나의 개학이기도 하다.

시간이 더디 가면 좋겠다. 물론 아이들이 집에 있어서 챙겨줘야 할게 많아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차라리 편하다.

나의 경우, 특히 막내가 아직도 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학이 오히려 두렵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신경 쓸 일이 지금보다 배로 늘어나서 늘 신경이 곤두서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그리고 훨씬 스케줄도 바빠진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에게도 그렇겠지만 내게도 이 방학의 여유가 달콤하다. 그리고 이 여유가 더 달콤한 이유는 브런치 글들 덕분이다.


큰일이다.

요즘 글 쓰는 것보다 브런치를 떠돌며, 작가님들 글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기 때문이다.

1~2주에 한 권씩은 읽던 지금은 손이 잘 안 간다. 지루할 때마다 보던 웹툰도 끊었다. 그렇게 자주 찾아보는 유튜브나 넷플렉스도 뜸해졌다. 대부분 브런치 글을 읽는 걸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드로 등록된 알림이 울릴 때마다 들여다본다. 피드 글들 뿐만 아니라 홈이나 나우에 뜬 글들도 둘러본다. 심지어 좋았던 글은 읽은 글이어도 여러 번 또 읽는다.

브런치에는 다양한 작가님의 글이 있다 보니 정신없이 읽힌다.  

독서, 영화, 역사, 음악, 철학, 교육, 과학, 인문, 요리, 여행, 일상에 대한 것들까지 소재도 다양 각색이고, 에세이, 시, 소설, 리뷰, 평론까지 종류도 천태만상이다. 게다가 나이나 세대, 직업이나 직급, 사는 곳이나 성별의 장벽도 없다.

출처_네이버 이미지

마치 우리네가 사는 인생 다반사가 브런치에 다 들어있는 것만 같다. 여러 고수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온다.

내가 언제 엔지니어의 세계관과 변호인이나 교사의 가치관에 따라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아직 가보지 못한 여행지나 나라의 소식을 생생히 들어볼 수 있을까. 또 언제 나의 연령보다 높거나 낮은 분들의 관점에서 느낄 수 있을까. 내가 언제 이렇게 다양한 글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과 울고, 웃고, 서로 공감과 감정을 나눌까, 어쩜 이렇게 다들 이런 일상에서의 소소한 순간에도 엄청난 삶의 성찰과 철학을 깨워주는 글을 쓸 수 있을까. 현실에서는 마주치기 어려운 사람들과 내공이 남다른 생각들을 브런치 안에선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다.

그래서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생각들과 관점을 엿볼 수 있어 즐겁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과 감정들, 그리고  여러 사유의 방식과 가치관들에 대해 경청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 어느덧 이곳은 나만의 행복한 거대하면서도 작은 도서관이 되어 버렸다.  

출처_Flickr

브런치 이전에는 이미 시대의 존경을 받고 이미 유명한 위인 같은 작가님들의 책만 읽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은 이곳 작가님들의 자유로운 글을 읽으며 더 깨닫고, 더 감탄하고, 더 즐겁게 배운다. 이런 나에게 여러 브런치 작가님들은 자유로이, 그리고 또 기꺼이, 자신의 세계로 초대해준다. 그렇게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읽고 나면 나는 수줍게 '좋아요'를 꼭 누르는 편이다. 형식적이거나 건성은 절대 아니다. 정말로 순수하게 좋아서 누르는 '좋아요'이다.

가끔 할 일이 생기거나 상황상 시간이 촉박해서, 또는 글의 감명을 느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 혹은 전문 내용이라 섣불리 아는척하는 게 죄송할 때, 이럴 때 댓글을 미처 못 남길지라도 '좋아요'는  누른다. 왜냐면 나의 '좋아요'에 수줍지만 작가님 글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꼭 담고 싶기 때문이다.  


글 하나에 발행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와 고뇌, 그리고 느꼈을 수많은 감정, 발행을 누르기 직전까지의 용기를 글 속에 녹여내었을지, 나도 글을 쓰며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읽은 브런치의 글들 중에는 허투루 대충 쓰는 글은 아직 한 편도 못 봤다. 그래서 더욱더 나는 '좋아요'와 '댓글'에 감사함과 진심을 담고 싶다.

출처_pinterest

가끔 댓글을 쓸 때면, 가볍게 쓸 때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하곤 한다.

나는 댓글 쓰는 게 즐겁지만 댓글을 쓴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분명 아니다. 글에 대한 작가님의 의중과 글의 내용"잘"파악해야 함은 물론, 혹여라도 나의 섣부른 판단이 작가님의 글에 실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대단히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하는 게 '댓글'다.

그 사실을 면서도 신나게 천진난만하게 댓글을 쓰는 내가 좀 걱정되긴 한다.

심지어 나는 일단 댓글을 쓰기 시작하면, 마치 동네 어귀에서 만난 수다쟁이 아줌마가 따로 없다.

내가 얼마나 공감하는지에 대해 쓸데없이 할 말도 많고, 이렇게 저렇게 느낀 것도 많다고 어필도 해가며 조잘조잘 쓰기 시작한다. 쓰다 보면 나도 아차 싶을 정도로 활자가 늘어나 있는 경우도 있다.  

어이쿠, 식상한 어구나 진부한 표현도 거리낌 없이 쓸 때도 있다. 하지만 생각 없이 다기보다 나의 표현의 한계가 딱 거기까지여서 일 때가 더 많다. 이럴 때는 써 놓고도, 작가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쓰는 일은 매우 주관적 관점에서 순전히 내가 좋아서이다. 어떤 대가성이나 무엇을 알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말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고 정말 소통하고 싶어서 '댓글'쓰는 것이다. 이 마음을 부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가끔 실수도 많고, 문맥도 이상하고, 오타도 있지만 브런치 작가님들은 하나같이 포용력이 넓어서 어떠한 시답잖은 나의 주저리주저리 댓글에도 따뜻한 답글로 품어주신다. 세상에, 여기는 착한 사람들만 모여있는 청정지역인 것만 같다. 이러니 신이 나지.

 언젠가 혹시라도 크게 실례를 범하거나 실수할까 두렵기도 하지만 요즘 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쓰며 아주 신이 났다.

한동안은 브런치의 여러 글들을 읽으며 계속  '좋아요' 누르기와 '댓글' 쓰기에 재미 들려있을 것 같다. 사실은 알게 모르게 실수 아닌 실수의 댓글이나, 실례되는 댓글들을 이미 많이 썼을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작가님께 혹시라도 저의 무뇌형 천진난만한 수다 댓글이 달려있어도 많은 이해를 부탁드려본다.


근데, 나 자신, 글 좀 쓰고 놀라고.

출처_네이버이미지
※ 이 자리를 빌려, 저의 모자란 글에도 항상 따뜻한 "좋아요"와 "댓글"로 공감해주시고, 격려와 위로로 토닥거려주시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저는 좀 더 성장하고, 응원받고, 배우며, 힘을 냅니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함께 많은 공감과 사유와 깨달음을 이어 가고자 합니다. 새삼스럽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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