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넬료, 그는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다. 1947년생이다. 책 이름도 연금 술사. 최고의 가치인 금을 만들어낸다. 읽기 전 이 책은 심오한 진리가 숨어 있으니 그래서 난해 할 수도 있으니 시간을 충분히 갖고 천천히 빠뜨림 없이 읽어가야 할 거야. 차원이 높은 이야기들이 써졌을거야. 이게 웬일이야. 선입관과는 다르게 동화책 읽히듯 술술 읽어간다. 주인공 이름도 정다운 산티아고다. 양치기 소년이다. 책을 한권 들고 다니며 읽다가 다 읽으면 계속 바꿔 읽는다. 호감이 왔다. 50쪽을 넘어가니 류시화님의 글들이 떠올랐다. 류시화님도 자아 성찰을 위해 인도의 현자들을 만나고 사막도 여행한다. 외국 작가들의 글을 번역하기 위해 그 나라의 방방곡곡을 찾아 다닌다. 삶의 체험인 그의 글들은 흥미있게 읽혀진다. 속속 알기 쉽게 뽑아다 손바닥 위에 올려준다.
“여기 있어. 보이지.”
파울로 코넬료도 순례자의 여정을 다녀온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되고 순례자라는 첫 작품을 쓴다. 연금 술사는 두번째 작품이다. 주인공 산티아고도 보물을 찾아 고향을 떠난다. 양치기가 되고 가게의 점원도 오래 한다. 돈을 잃기도 벌기도 하며 사막까지 간다. 산티아고, 동화속의 주인공 같다.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넬료도 말한다.
“따라 와봐. 여기 있어. 보이지.”
동화처럼 술술 읽히며 산티아고는 어찌 될까 궁금해져 졸졸 끝까지 따라가게 만든다.
연금술사는 어려운 책이 아니다. 파랑새 동화처럼 술술 읽을 수 있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그리고 성경의 감동적인 우화를 떠올리는 책이라고 폴란드의 가제타 쉼보르스카는 추천사를 통해 말했다. 책도 사람도 선입견을 가지면 다가가는걸 막는 담벼락을 보게 된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면 미지의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연금술사는 어려운 책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던걸, 간직하고 있던 영혼의 소리를 다시 꺼내어 펼쳐 보인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지금의 자신보다 더 나아지고 싶어한다. 꿈을 꾼 죄로 형들의 시기를 받아 이집트 상인에게 팔려간 소년 요셉. 하인의 병을 낫게 하고 싶어 랍비를 찾은 백부장.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들이다.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는 것. 위대한 진실은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고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나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것. 너무나 유명해 자주 떠올리며 꿈을 꾸듯 외우는 말들이다. 가슴속에 새기며 되뇌어 보는 일상의 언어들이다. 위대함은 일상 속에 있다.
현자는 말한다.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차 숟가락에 온 신경을 쓰느라 아름다운 현자의 집을 살펴 보지 못한다고. 행복의 비밀은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도 세상 모든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는 것.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것. 현재의 표지를 보고 미래를 짐작하고 하루하루의 순간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어 있다는 것.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악이 아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악이다.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도 있다. 책을 읽으며 동화의 재미를 따라가다보면 이런 명언들이 다시 살아나는 시간들을 갖는다.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말들이다. 마음에 귀를 귀울여라.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 동화 읽듯 따라가다보니 마음에 담아두었던 보석 같은 말들이 되살아났다. 인생을 되돌아 본다.
산티아고가 여행을 하는 중 표지를 좇아간다. 크리스털 가게 상인은 오직 메카 성지에 갈 꿈을 가지고 살지만 막상 메카엔 가지 않는다. 꿈으로만 간직한다.
산티아고는 자신이 원하는게 무언지 알고 있다. 양을 잃고 돈도 털리고 크리스털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년을 일하지만 항상 잊지 않았다. 피라미드를 보러 가야한다는걸. 연금술사를 만나는 것.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않을거야. 표지를 따라가. 삶의 모든 것이 다 표지야.’
많은 책을 읽는 건 몇 줄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동행자 영국인은 말했다. 책 한 권을 다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줄거리를 줄줄 외우지 않아도 된다. 단 몇 줄 그것만 깨우쳐도 된다니 고맙다. 책은 편한 맘으로 읽어야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
산티아고가 사랑하게 된 것도 꿈을 꾸었기 때문이고 어느 늙은 왕을 만난 것. 도둑을 만나 털린 것. 크리스털을 팔았고 사막을 건너왔고 부족들이 전쟁을 선포했고 연금 술사를 찾아 그 우물가에 갔고 사랑하는 파티마를 만난 것. 다 섭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