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마테를 링크의 파랑새
1장 나무꾼의 오두막이다. 벽에 걸린 둥근 새장에는 멧비둘기 한 마리가 들어있다. 엄마 아빠의 따뜻한 눈길을 받으며 틸틸과 미틸은 작은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 이윽고 점점 강렬해지는 불빛이 덧문의 나무판 사이로 들어와 테이블 위의 램프에 불이 켜지고 두 아이는 일어나 앉는다. 문이 삐죽 열리며 초록색 옷을 입은 작은 노파가 들어온다. 이웃집 사는 할머니다.“여기 노래하는 파랑새가 있니? 너희들이 가진 새는 파랗지가 않아. 아픈 내 딸을 위해서 파랑새를 찾아야 해.”
틸틸은 예쁜 초록색 모자와 모표 위에 반짝이는 다이아 몬드를 달고 개 고양이 요정 빵 빛 우유 설탕 그리고 동생 미틸과 함께 파랑새를 찾으러 나선다.
2장 요정의 집과 추억의 나라
“기억 속에 살아 있는데 어떻게 돌아 가신 것이 되겠니?”
추억의 나라엔 벤치가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기도하고 있었다. 기도하는건 추억하는거다. 늙은 티티새가 노래를 부른다. 파랑새다. 죽은 동생들도 만난다. 추억의 나라에선 시간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할아버지 틸은 말한다.
“파랑새는 색깔이 변할 수 있어.”
추억의 나라 파랑새는 검은 새로 변했다.
4장 밤의 궁전에 있는 밤의 여인은 아름답다. 검은 색의 긴옷을 입고 있다.
“ 파랑새는 여기 없어. 여긴 모두들 아파요. 전쟁도 있어요.”
어둠과 공포를 가둬 놓는 곳 밤은 말한다.
“이 문을 열지 마라. 살아서 낮의 빛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곳이란다.”
틸틸은 열쇠를 자물쇠에 끼워 벽속으로 미끄러져 갔다. 꿈과 야광의 정원들중 비현실적으로 무한하며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뜻밖의 정원 거기에 바로 환상의 보석처럼 달빛처럼 수많은 파랑새들이 있었다. 그러나 잡은 파랑새들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날개는 부러졌다. 죽었다.
5장 숲은 달빛 오래된 나무들 떡갈나무 너도 밤나무 포플러 전나무 사이프러스 보리수등과 함께 나무의 영혼이 나타났다. 나무들도 인간들에게 할말이 있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 네 아버지는 우리들에게 나쁜 짓을 많이 했어. 내가족 일가 친척들을 많이 죽였지.”
“ 배신자 반역자.”
6장 막 앞에서 틸틸과 미틸 빛 개 고양이 빵 불 설탕 물 우유가 들어온다. 묘지를 가기 위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 7장 묘지다. 달빛 밤 무덤들 나무 십자가 무덤의 평석 멋진 구름을 나타내고 있는 막 앞에서 파랑새를 찾기 위한 일을 생각한다. 8장 이번엔 파랑새를 잡을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기쁨과 행복들이 모여 있는 마술의 정원 입구에 있다.
9장 행복의 정원에 들어섰다. 궁금했던 행복의 정원엔 파랑새가 기다리고 있을까? 아름다운 대리석의 기둥들 금줄 장식 르네상스 시대의 감각적이고 화려한 건축양식 금박 장식 옥으로 된 거대한 환상적인 테이블. 금은 그릇 엄청난 음식들 흥겹고 격렬한 음악. 뚱뚱한 행복.
빛이 말한다.
“여긴 파랑새가 없어.”
집은 문과 창문들이 터질 정도로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매일 매일이 일요일이다. 그러나 그 행복의 정원에 불행의 동굴에서 빠져나온 천방지축 꼬마 악마가 있다. 알지 못하는 기쁨도 있다. 그중 단연 빛나는 기쁨은 모성애다. 입맞춤과 시선 어루만짐.
“모든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를 사랑할 때는 부자란다. 모든 기쁨 들 중 가장 아름답단다. 그녀들의 모든 눈물이 눈 속 깊은 곳에서 별이 된단다.”
10장 미래의 왕국 곧 태어날 이이들이 기다리는 곳이다. 궁전의 거대한 방들. 빛은 기대한다. 나도 기대한다.
“여기선 파랑새를 발견하게 될거야. 여긴 파란 나라에요.”
각자가 태어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내 딸들도 기다리다가 내게 왔구나. 스러져 간 잃은 아이도 기다리다가 왔구나. 미안하구나. 널 위해 기도하고 잊지 않을게. 살아 있는한 기억할거야. 아이들은 세상에 오기 위해 저마다의 선물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배보다 더 큰 포도알이 달려있는 포도송이, 호박보다 더 큰 파란 멜론, 사과, 무한 상상의 꿈들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시간의 신은 차례에 맞춰 아이들을 떠나보낸다. 빛은 외투 밑에 숨겨 파랑새를 훔쳐온다.
11장 작별인사를 위해 틸틸 미틸 빛 빵 설탕 불 우유는 시간의 신을 떠나왔다. 추억의 파랑새는 검게 변했고 미래의 파랑새는 온통 붉었다. 밤의 파랑새는 모두 죽었고 숲의 파랑새는 잡을 수가 없었다. 색깔을 바꾸고 죽고 도망갔다. 빛은 말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했어. 파랑새는 존재하지 않아.”
12장 잠에서 깨어난다. 꿈에서 깬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를 한다. 1막에서 나왔던 요정을 닮은 자그마한 늙은 노파가 아이들 집에 온다. 틸틸과 미틸은 떠나기 전보다 더 파란 멧비둘기를 준다. 벽에 걸려 있던 새장 속의 멧비둘기다.
이웃집 여인이 금발의 아주 어여쁜 소녀의 손을 잡고 팔에 틸틸의 멧비둘기를 안고 있다.
“ 아이가 나아지고 있어요. 기적이에요. 걷고 뛰고 춤추고 날아요. 이 멧비둘기를 보기 위해서.”
틸틸은 묻는다.
“ 이 새는 충분히 파랗니? ”
“ 그럼 난 아주 만족해. 이 새는 아주 예뻐.”
소녀가 갑자기 비명을 지른다.
“엄마, 새가 떠났어!”
아이가 머뭇거리는 틈을 타 멧비둘기는 새장에서 나와 날아가 버렸다. 틸틸과 미틸은 말한다.
“괜찮아. 울지마. 내가 다시 잡을거야. 우린 나중에 행복해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