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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보면서도 하는 짓이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by 나니

무심한 듯 무던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약지가 있지만 예의는 있어 보이는 친구가 모의면접을 신청했다.


선입견 가지는 것을 싫어해서 '쟤는 저럴거야'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건 싫어하지만, 어느정도 첫인상으로 판가름 하고 같이 지내보며 그 편견을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건 좋아한다.


어제, 도수가 높은 안경을 끼고 잘 웃지않는 듬직한 20대 초반 남성이 O기업에 1차 합격했다며 면접 연습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무언가 물어보면 대답을 잘 안하고 무뚝뚝하고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아서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기대가 됐다. 취업을 안할 거 같은 친구가 노력을 했다는 증거가 되니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한 정보를 끌어다모아 면접 대답을 봐주며 알려줬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 가늘게 흔들리던 손마디가 20분쯤 모의 면접을 하고 나니 더이상 떨지 않았다. 점점 말도 술술 잘하고 못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친구 생각보다 면접을 잘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순서, 말하는 톤, 문맥의 흐름, A질문에 A로 답변하기, O기업이 좋아할만한 답변 예시들을 알려주니 중간 중간 아! 하며 감탄하는 모습이 명랑했다. 20대 초반 친구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분위기가 있다. 계절이 바뀌면서 온도가 바뀔 때 드나드는 햇살같은 느낌이지만 가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살갗에 닿는 느낌. 뭐랄까, 눈치를 보면서도 하는 짓이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똘똘하고 깜직한 목소리.


기대가 됐다. 다음주 목요일에 면접을 본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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