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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당연히 어렵고 힘들다

by 나니

남자 20대 후반, S군이 취업 상담을 신청했다. 내용 요지는 '30군데 이력서를 지원했는데 면접 연락이 안와요' 였다.


카톡으로 다급하게 연락을 해온 것 치고는 전화 목소리가 하기 싫어하는 말투였다. 말꼬리도 많이 늘어졌고 목소리는 볼륨 13 정도. 나도 사람인지라 취업 상담을 요청해놓고 의욕이 없을 때 달갑게 맞아주기가 가끔 힘이든다.


우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보내달라고 했다. 확인해보니 수정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자기소개서부터 첨삭을 했다. 자기소개서는 총 5문항 각각 150자 분량이었다. 장단점을 적는 문항은 단 두줄만 적혀있었다. "장점은 꼼꼼함입니다. 단점은 쉽게 지칩니다."


입장을 바꿔서 본인이 인사담당자라고 할때, 달랑 두줄 적힌 자기소개서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거 같냐고 물었다.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성의가 없는 자기소개서는 바로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지 않을까?


포트폴리오는 표지에서 포트폴리오라는 문구도 적혀있지 않았다. 알아볼 수 없는 영어가 있어서 처음엔 포트폴리오인지 몰랐다.


전체적으로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정리 후 다시 전화해 설명했다. 설명을 다 듣더니 S군은 한마디를 했다. "꼭 고쳐야 해요?"


허탈했다. 왜 안고칠 건지 물어봤다. PPT 템플릿을 돈주고 산 것인데 수정을 하기 위해서는 또 돈을 주고 사야한다고 했다. PPT 자체에 도형도 있고 텍스트 입력도 있다고 하니 대답이 없었다.


화가났다. 취업이 되지 않을 때는 같은 방법으로 계속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으로 여러번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A방법이 안되면 B방법을 해야된다. 그런데, 하기 싫고 귀찮다는 답변이 돌아오니 허탈했다.


취업은 당연히 어렵고 당연히 힘들다. 그냥 길 지나다니는 사람을 붙잡고 오늘 나랑 눈마주쳤으니 우리 회사에서 일합시다 하는 게 아니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고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이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회사 이익을 위해서 노동력을 제공하며 그에 협의된 임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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