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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활동을 하며 성취감을 높이는 것

by 나니

직업훈련기관 직업상담사로서 국비지원 훈련생과 취업 상담을 진행하는 일이 잦다. 현재 국비지원 수업을 듣는 학생부터 수업 종강 후 6개월까지 상담을 하다보니 많으면 매일하기도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직업군은 훈련생들이 기가 많이 죽어있다. 특히, 작성한 포트폴리오를 들고 이력서 지원을 20군데 정도 하고나서 아무곳에서도 면접 연락이 안오면 더더욱 기가 죽는다. 본인이 보기에는 나쁘지 않고 잘 만든 포트폴리오 같은데 정작 기업에서 연락이 안오니 마음만 급하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국비지원 수업을 듣고 나서 수료하고 나면 취업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거나 본인이 보기에도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 싶어도 절대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묻지 않아서 모르지만 절대로 취업하고싶으니 도와달라는 선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내가 먼저 연락을 하는 편인데 취업 준비 잘 하고 있는지,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 첨삭이 필요하지 않은지 물어보면 기다렸다는듯 우는 소리로 도와달라고 한다. 내 추측으로, 아마 대부분 사회초년생 혹은 사회경험이 적은 친구들이 많다보니 눈치보는 것 더하기 아직 나이가 어려 언제든 취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으로 보인다.


국비지원 훈련과정 6개월에 수료후 4개월을 더하면 이제 1년 가까이 취업을 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인데 어쩐지 태평하게 아무런 소식도 없고 취업도 안하고 있어서 오늘 다 개인카톡을 했다.


손수 찾은 채용 공고 20개와 함께 취업 같이 할테니 우리 노력해보자 하니 3명이 잘 따라와 줬다. 이력서,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를 보내주며 첨삭을 부탁했다.


이럴때마다 생각한다. 초,중,고 학교에서 취업 얘기 없이 국영수만 공부하다가 수능을 치고 대학을 갔더니 대학도 취업 관련 특강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취업을 어떻게 하는지 적극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니 다들 취업하라고 성화인데 과연, 이 친구들이 뚝딱뚝딱 취업을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계속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자주 카톡하고 궁금한 것 물어보라고 하고 채용 공고를 보내주면서 여기 넣어보라고 하고 마음에 드는 기업 찾아봤는지 물어본다. 그렇게 같이하다보면 점점 궁금한게 생겨 나에게 묻기도 하고 면접연락이 오면 아이처럼 좋아라한다.


직업상담사 역할 중 하나는 실업자들이 구직 활동을 하면서 구직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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