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다보면 직장 상사와 부딪힐 때가 있다. 나는 성격이 욱하고 불같아서 합당하지 않은 업무 지시나, 비효율적으로 명분만 바라는 프로세스를 참지 못해서 자주 내지르는 성격이다. 그래서 더 부딪히는 경향이 있다.
국비지원 학원에서 근무하면 크게 신경써야 할 두가지가 모집률과 취업률이다. 나는 취업파트기 때문에 취업률에만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고있는데 타부서는 모집률만 주로 힘을 쏟는다.
모집률은 학원 수입과 바로 연관된다. 하나의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는데 훈련생이 5명이면 강사료, 운영비 등에 엄청나게 손해다. 수업마다 책정되는 금액이 다르지만 적어도 평균 15명 이상은 모아야 수익을 어느정도 내며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15명? 8명? 아니, 5명도 모집하기 어려운 과정이 절반이다.
수업을 듣고 싶다고 상담을 신청하는 예비 훈련생들 중 과정이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개인 사유라 말할 순 없지만, 과정이 적합하지 않아 다른 과정을 안내하거나 다른 기관을 안내하거나 다른 정부 지원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모집률이 현저하게 낮다면? 최대한 인원을 끌어모으는 방법에 더 치우친다.
그렇게 되면, 실상 취업률은 말그대로 아작난다. 중탈률도 올라간다. 취업률이 낮으면 다음해에 과정 개강이 어려울 수 있다.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매출은 올려야 하는데 취업률도 올려야 한다. 두마리 토끼 같이 잡다간 골로 간다.
그래서, 모집팀과 의논하여 그래도 취업률은 조금이라도 신경써서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고 훈련생을 선발할 때 공정한 선발과정을 거치고 취업 의지를 보며 훈련생 개개인에게 정말 적합한 훈련과정을 안내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내 상사는 탐탁치 않아 했다. 그런걸 왜 의논하며 그냥 무조건 매출을 위해 모든 훈련생을 선발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곤, "취업은 취업팀이 알아서해 죽이 되든 밥이 되든."라고 했다. 솔직히, 개판 싸움판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전직원 모두 있는자리라 그러진 않았다. 잊어버릴까봐 우선 메모해두고 다음에 싸움판이 일어날 때 꺼내들까 한다.
부하직원을 관리하는 상사라면 부하직원의 결과물에 책임을 져야하는 것도 당연히 상사다. 그러니 월급을 더 받고 관리 직책을 달고 있는 것이다. 모든 책임과 결과를 부하직원에게 떠넘길거면 왜 상사 직책을 달고 있고 월급을 더 많이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