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굿즈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라면 딱히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한다. 특히, 짱구를 매우 좋아하는데 짱구 관련 굿즈라면 공책, 연필, 볼펜, 인형, 키링, 쿠션, 스티커 등 눈에 보이는 건 모두 사모은다.
그렇게 짱구 굿즈만 3박스 정도 사모았을 때 쯤, 아 이친구들 사용감 없이 그저 보관만 되어 있구나 라는 점이 상기됐다. 이 친구들도 누군가의 손에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소모품인데 그대로 방치된 짱구 노트 몇십권과 짱구 볼펜 몇십자루를 보니 희안하게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귀여워서 아까워서 못쓰겠다 하고 그대로 둔 짱구 굿즈들을 보며 내가 십년 뒤에도 짱구를 좋아할까? 실증이 나면 이 친구들은 그대로 버려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지런히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피규어나 아크릴스탠드 등은 TV장 위에 모두 올려 전시했고 공책과 볼펜은 꺼내 쓰고 있고 그 외 짱구 파우치나 짱구 지갑도 명함케이스용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짱구 이외 굿즈들이 또 보였다. 짱구 말고도 굿즈라면 기회가 될때 모으는 편인데 피카츄 키링이 눈에 들어왔다. 단 한번도 누군가 가방에 달리지 않은 피카츄 키링. 이 친구 그냥 버릴 수도 없고. 학원 학생들이 모인 단톡방에 키링 사진과 글을 올렸다. "분양받으실 분."
한 남성 분이 본인이 피카츄를 매우 좋아하며 갖고 싶다고 했다. 그분께 피카츄를 드렸고 그분은 본인 가방에 피카츄를 달았다.
등원을 하며 한번씩 보는 그분 가방에 달린 피카츄가 참 다행이라 생각든다. 그냥 버려질 수도 있는 친구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가방에 매달려 여기저기 세상구경도 하고 얼마나 좋을까.
가끔 토이스토리가 진짜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