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MD로 취업을 원하는 훈련생이 취업상담을 신청했다. 수업이 끝나고 상담실에서 대화를 나눴다.
학원 등록을 하기 전에 방문상담과 전화상담 이력을 보니 아버지가 쇼핑몰을 이미 운영중이셨고 그 쇼핑몰을 물려 받거나 혹은 취업을 하고 경험을 쌓은 후 셀러로 활동할지에 대해 고민한다는 내용이 주였다. 취업상담을 시작하고 위 내용을 언급하며 말문을 텄다. 그러자, 아버지 쇼핑몰에 대한 얘기는 한적이 없는데 어디서 들었냐며 화를 냈다.
당황하지는 않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문 상담에서 말씀 주신 내용이 기록된 이전 차트를 보고 왔고 취업은 내담자의 종합적인 환경과 지금 처한 배경, 그리고 본인 만의 계획을 종합적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이전 기록은 제가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수긍하는 눈치였다.
사실,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지 않을 거 같고 아버지도 물려줄 생각이 전혀 없는듯 했다. 그도 그럴것이, 92년생 아버지 나이는 보통 60대 일거고 앞으로 10년은 더 운영가능 할 것이다. 내담자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 했다. 최종 목표는 집안 사업을 받는 것이 아닌 개인 셀러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기 위해 취업으로 실무를 쌓고 활동하는 것이 좋을지 처음부터 부딪혀가며 몸소 배우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구했다.
직업상담사를 하기 전 전자기기 온라인 쇼핑몰 미디어홍보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이 이력을 바탕으로 나의 생각을 공유해주었다. 그러자, 취업을 하는게 더 좋다는 말씀이라고 이해하겠다고 하여 그게 아니라 나의 경험을 공유드리는 것이니 내 경험을 공유 받고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래도 취업을 우선해서 잘하고 있는 쇼핑몰 운영을 배우겠다고 하여 동감해주었다.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취업 상담에 대해 정말 부정적이고 의심어린 눈빛을 보내던 훈련생이 본인과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궁금해하는 것을 미리 경험한 주위 얘기를 들려주니 점점 초롱초롱한 눈으로 변했다. 사람의 인상이라는 게 분위기가 이렇게 자기개방으로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직접 보게된 사례였다.
솔직히, 진심으로 안통하는 것 없다지만 라포 형성을 위해 자기개방은 어느정도 필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