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스러운 게 눈 앞에 있으면 계속 만지고 싶다.

by 나니

어제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 조금 다퉜다.


다툰 이유인 즉, 가만히 쉬고 싶은 자기를 내가 쉬지도 않고 장난치며 건드렸기 때문이란다.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뽀뽀도 하고 싶고 손가락도 만지고 싶고 배꼽도 잘 있나 확인하고 싶지. 그런데 그게 싫단다.


남자친구는 제발 가만히 있게 해달라며 화를 냈다. 그리곤 본인 집으로 가버렸다.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렇게 쌩하니 가버릴 일인가.


사랑스러운 게 눈 앞에 있으면 계속 만지고 싶고, 보고 있어도 보고싶다. 귀여운 새끼 고양이가 눈 앞에 있을 때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조막만한 얼굴을 입에도 넣어보고 부드러운 젤리같은 발바닥을 콕콕 찔러보고 싶다.


하지만, 싫단다. 서글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러니 말도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