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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해 Feb 22. 2022

캐나다 런던 공립 아트스쿨 입학기

방과 후 수업인 줄 알고 신청했다가 전학을 가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런던은 아주 큰 도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규모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우리 딸 수나는 이글하이츠라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고, 곧 4학년을 앞두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나와 수나 딱 두명만 신경 쓰면 되는데, 모든 생활이 한국과 다르므로 매일 긴장선을 타야 했다. 


하루는 좋은 아트 클래스가 있다고 들었고, 나는 무심코 워크숍을 등록했다 겨울에 아트 수업도 좀 듣고 친구도 사귀면 좋을 것 같았다. 신청을 하고나니, 입금을 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워크숍인데 무료는 아닌가 보네 하고 말았는데, 확인해보니, 아트스쿨에 들어가는 오디션을 보려면 입금을 하세요~ 이런 말이었다. 


갑자기 수나를 오디션에 집어넣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피어슨 아트스쿨은 공립학교였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8학년까지 운영되는 아트인을 양성하는 유명한 학교였다. 소수정예로 한 학년에 딱 두 반, 한 반에는 28명씩 운영되며, 인당 피아노와 악기가 하나씩 배정되어있다고 했다. 물론, 합격을 해야 말이지.. 오디션을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귀국을 일 년 남긴 상항에서 번거롭기도 하고 뭔가 성가신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나야, 아트 스쿨이라는 곳이 있는데 오디션을 봐서 입학하는 거래. 

음악, 댄스, 미술, 드라마 오디션이래 , 네 생각 어때?”

“나 미술 하고 싶어”

“그런데 하나만 하지 않고 다 하는 거래”

“음.. 나 드라마는 싫은데.. 알았어 해 볼게” 




코로나 이전에는 대면으로 진행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접수 진행이 되었다. 

가이드는 장황하였고, 혹시나 포인트를 놓칠까 봐 여러 번 번역기를 돌려가며 읽고 또 읽었다. 


총 5개 부문의 약 10가지 영상을 찍어 제출해야 하는데  댄스, 그림, 음악, 연기를 했고 마지막은 자기소개를 넣어야 했다. 제출까지 2주 시간이 있었고 틈틈이 영상을 만들며 준비를 했다.  


평범한 수나인데 어떤 것을 어필해야 학교에서 뽑아줄까? 

고민하다가 자기소개 부분에서 미술을 좋아한다는 것을 어필하기로 했다. 그간 수나가 모아놓은 만들기 작품과 함께 자기소개 영상을 찍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학교에는 영어를 잘해야 뽑아준다고 했다. 갑자기 영어를 잘할 수도 없는 일, 수나는 하고 싶은 말 몇 마디를 연습하고 있는 그대로 제출했다. 


아직 끝났지 않았다. 엄마가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이 오디션을 지원하면서 하면서 배운 점과 아쉬운 점을 영어로 제출하는 것이었다. 마음속으로는 매우 성가셨다고 쓰고 싶었지만, 좀 포장해서 한 300자 정도 써서 제출했다. 당락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문법이 틀리거나 오타가 있었을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썼다. 


3월 초 수나의 생일파티를 하는 날, 합격 통지를 받았다. 

저녁에 수나는 나에게 귓속말을 했다. 


" 엄마,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 

" 그래 도전한 네가 나도 자랑스럽다" 


내 속마음이 한마디를 보탰다. 

방과 후 수업인 줄 알고 신청했던 
내 오른손을 매우 칭찬해



[ Lester B. Pearson School for the Arts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LesterBPearsonSchoolforthe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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