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4 아침해
주말에 딸아이와 영상통화를 했다.
문명의 이기를 통해서 언제든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든지는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는 깨어 있어야 하고
딸아이의 허락이 있어야 하고
잠시라도 편안한 마음이어야 한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 허락된 몇십 분 동안
실로 많은 이야기를 할 것까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지내?
응 별거 없어.
오늘 뭐 해?
집에 있어
숙제는 뭐 있어?
별거 없어
지내는 건 어때?
응. 괜춘
엄마와 아빠가 던진 질문은
잘 맞지 않아 늘 짤똥한 대답이었다.
침묵을 못 견디고 딸아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홈스테이 엄마의 짭짤한 잔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남의 집에 얹혀사는데 편하지 않았겠다.
빨래를 언제 내려놓을 지 몰라서 손 빨래 했다는 말에는 마음이 쓰렸다.
그 뒤로도 혼자 맘 상하고 있지 않을까 내내 서투른 걱정으로 종일 맴맴 돌았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어떻게든 해결 되어있을 일이련만
그 순간 같이 있어 주지 못한 마음에 불편함은 가시지 않는다.
눈 속에 신발이 쑥 들어갈 만큼 보고 깊은 날이다
오늘 책에서 본 글귀가 마음에 닿는다.
체온이 따뜻한 생명체로 태어나서 다행이다.
손을 따뜻하게 비벼서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줄 수 있으니까.
【단 한 줄만 내마음에 새기다고 해도. P169. 나민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달려가고 싶다.
【눈 내리는 벌판에서 中, 도종환】
우리 아가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가 안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