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직했다.
때가 되면 하는 졸업이라고들 하지만 실감 나지 않는 건 나뿐일까?
퇴직의 첫 행보는 여행
오사카에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고 있는가 싶은데
어찌나 돌아다녔는지 종아리에 붙인 파스 사진이 애처롭다.
덕분에 나 혼자만의 시간이 나에게도 생겼다.
12월 내내 송별회, 퇴직 축하 회식이 이어졌었다.
집에 들고 온 피큐어 감사패를 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감사패에 남편 모습의 인형이 그럴싸하지만 머리가 너무 크다.
남편 팀원들의 선물이 뒤늦게 도착했다.
두가지 색상의 나무로 꽉꽉 짜 맞춘 도마였다.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특별 선물이다.
이제부터 외벌이인 내게 맛있는 밥을 차려주기 위한 도구렸다.
퇴직을 즐거워하는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딱 그에 맞는 시가 떠오른다.
끝난게 아니야, 즐거운 인생 다시 시작해!
치약이 말한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변기가 말한다.
끝났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다시 시작 하라
[ 그곳 中,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