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스러운 이야기

좋은 주말 보내시길

by 무름

어쩌면 이건 일기에나 쓸법한 그런 이야기이다. 가슴이 벅차오른다거나, 오늘 하루는 만족스러웠다거나, 앞날이 기대가 된다거나 하는 그런 얘기들. 아니면 새학기가 시작되어 떨린다는 느낌이나, 방학이 시작되어 계획표를 짜보는 그런 이야기같기도 하다.


나는 지금 굉장히 기분이 좋다. 아니, 더 정확히는 '요즘은' 기분이 상쾌하고 두근거릴 때가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내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오늘의 새벽, 그러니까 내일이 된 지금, 어제인 금요일에 대해 풀어보자면 이제부턴 일을 16시에 시작해서 22시에 끝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앞으로의 스케쥴을 그렇게 하도록 변경했다.


여태까지는 가끔 10시에 끝나면 일을 같이 하는 친한 형이랑 국밥을 먹거나 냉동삼겹살을 먹으러 가는데,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사실은 내가 가자고 졸랐다. 왜냐하면 이제는 같이 끝나는 날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형과의 인연도 여기서 끝나는구나 싶었다. 내가 스쳐갔던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이 형과의 추억도 그저 그랬던 좋은 시절로 남겠구나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그 끝을 잘 마무리 짓고 싶었다.


이 형과의 인연도 이제 7년이 다 돼간다. 내가 고2때 만나서 지금까지 같이 지냈으니, 이제는 서로 볼 거 다 봤다. 난 이 형이 좋기도 하지만 좋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 형 덕분에 난 사람에 대해 한 수 배웠고,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공부를 할 계획이다. 이제 드디어 알바로부터 반쯤 해방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에 집중할만한 시간이 생겼다.


또 아버지에게는 집안일은 시간되면 하는 걸로 얘기해두었다. 설거지, 청소, 빨래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건 정말 싫다.


제발 집에서 개백수마냥 놀고 있는 형이 좀 했으면 좋겠다. 사람이란게 신기한게 잘하는 사람은 다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다 못한다.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가 맞는 걸지도 몰랐다. 나는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고, 집안일도 하면서 취업준비도 하는데, 형은 음악한다는 핑계로 현실적인 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질 않는다.


그래도 나하고 아버지가 열심히 하니까, 편의점 알바를 이번주에 시작하긴 했다. 그게 어디냐며 칭찬해줘야하는 상황에 진절머리가 난다.


독후감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천천히 써야할 것 같다. 쓰는 것 자체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읽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책을 읽을 타이밍이 자꾸 안나온다.


오후에 일해본 사람들은 다 알텐데, 만약 알바를 16시에 시작한다면, 오전을 제대로 지낼 수가 없다. 일찍 일어나가는 것도 한두번이지, 결국에는 오후에 느즈막히 깨서, 대충 씻고 나갔다가 퇴근하면 새벽까지 논다.


내가 게으른 거라고 묻는다면 그건 맞는 말이다만, 진짜 오후에 일하시거나, 3교대로 일한다거나, 야간 일을 해봤다면 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따라서 '일은 무조건 오전에 해야한다.'가 내 철칙이다. 그래야 시작을 깔끔하게 해서, 오후를 제대로 보낼 수 있다. 근데 누가 오전에 알바를 구하나. 이쁜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카페알바나 그렇지, 나같이 평범하게 칙칙한 남자들은 오전에 사장들이 일하고, 야간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답은 취업이다. 난 죽어도 취업을 해야했다. 시간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고, 독립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그렇다.


근데 이제 다음주에 상담하면 다 진척될 거 같아서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래, 난 요즘 기분이 참 좋다. 이렇게 기뻤던 건 유년기 시절 빼곤 없다.


그래서 난 지금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살려고 한다. 평일에는 열심히 유치원이나 학교 다니고, 오후에 하고싶은 걸 한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그런 유년기. 지금은 일하고, 주말에는 아버지랑 낚시를 해보고 싶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내 차를 몰고 아버지를 태운 다음에 같이 낚시를 하고, 그 횟감으로 회를 떠서 소주와 곁들여 먹는 것이다.


난 어릴 때부터 유난히 아버지랑 친했다. 아빠가 해주는 것들이 전부 사랑으로 가득 차서 나를 신경써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지금도 내가 아버지랑 같이 사는 이유는 그것 때문인 거 같다.


내가 그런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나는 남들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끔 타인을 무시하고 싶을 때가 있다. 정확히는 타인보다 내가 월등히 우월하다는 걸 입증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참는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내가 얼마나 지적이고 겸손하며, 능력있고 여유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한지 알릴 때는 아니다.


내 계획표에 따르면 스물여덟 쯤에는 가능할 걸로 보인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서른 둘에는 완성에 가까워질 것이다. 난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내 시야는 언제나 미래를 향하고 있다.


지금은 그때를 위해서 디자인 공부하고, 취업하며 영어공부를 한 다음에 번역을 하면서 소설을 쓸 것이다. 나는 미래에 그러고 있을 나 자신이 보인다.


날 응원해주길 바란다. 여전히 그때에도 브런치가 살아있다면, 난 독후감을 쓰거나 지금처럼 내 생각을 밝혀가면서 지낼 것이다.


잡스러운 글 읽어주셔서 언제나 감사하다.


독후감은 다음주나, 다다음주에는 꼭 하나를 가져오겠다. 스스로와의 그리고 여러분들과의 약속이다.


럼 내 주말만큼 끝내주는 시간 보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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