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노르웨이의 숲을 다 읽었다. 서늘한 책의 무게감이 날 짓누른다. 이 책은 나에게 살아갈 이유를 하나 더 제공해 준 고마운 존재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너무 혼란스럽다. 내 기분은 지금 너무 공허하고 쓸쓸하다. 만약에 내가 글을 남기지 못했다면 스스로 목을 매달 정도로 허무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재미나 흥미를 느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 한구석이 어딘가 슬퍼졌다. 하루키 특유의 기승전섹스는 이 책에서도 여전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대단한 문호가이겠지만, 동시에 변태적인 망상을 즐기는, 그저 솜씨 좋은 아저씨에 불과하다.
오늘은 책을 읽느라 글을 못썼지만, 하루에 한 편씩은 꼭 쓰고 자고 싶기에 남겨본다. 독서 아니면 하루 종일 게임을 했는데, 그것은 게임이 좋아서가 아니라, 정반대로 너무 싫었기 때문에 끝을 내고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반대로 노르웨이의 숲을 읽는 건, 숨 쉬는 걸 잊을 정도로 몰입해서 봐버렸다. 이틀 정도 걸린 것 같다. 하루에 300페이지씩 읽을 수 있던 사내였던가. 영어원서까지 합치면 하루에 350p는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읽는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다.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고, 오늘 확실히 결과로 납득했다. 역시 꾸준히 하나에 몰두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지금은 조금 마음이 좋지 않다. 결국엔 이렇게 끝이 날 걸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책 속에서라도 분명히 살아있던 무언가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침대의 포근함과 주황빛 전등에 이끌려 잠에 취할 것만 같다.
내일부터는 게임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