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이들에게

대도서관을 추모하며

by 무름

무언가가 사라지고 이미 없을 때, 우린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과거형으로 말하곤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과거형으로 불린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그는 전설이었어."라는 댓글 한마디가 내 마음을 흥분시켰다. 이제는 우리가 그를 과거형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이 와닿았다.


마음 한구석에 내 유년시절을 밝게 빛내준 대도서관은 유명한 bj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였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나는 대도서관님, 줄여서 대도님의 생방송을 녹화한 유튜브 영상에 푹 빠져있었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면서 그를 잊어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를 잊어간 이후로, 그의 영상이 너무 유치하고 젖내 난다고 생각했다. 유년시절의 풋풋함을 사랑함과 동시에 그 미숙함이 나를 대도서관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나는 그를 1세대 유투버이자, 퇴물이라며 무시했다. 그는 트렌디함을 잃었고, 매번 똑같았으며, 나이 든 사람이 게임을 포기하지 못하고 미련하게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차라리 유튜브 계정을 팔고, 목돈이나 좀 건져가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의 비보를 듣고 나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공식 뉴스의 기사라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아무리 추악하게 그를 퇴물이라 생각했어도, 그가 이렇게 되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선플을 단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악플은 일평생 달아본 적이 없는 나로선, 그가 그저 내 유년시절에도 그랬듯, 행복하게 게임하기를 내심 바라왔었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다니. 이럴 줄 알았다면 그를 좀 더 좋아해 주고 싶었다. 그를 응원하고 따뜻하게 생각할 걸 하는 후회만이 남았다.


이 또한 잊혀가겠지. 그럼에도 이번엔 그를 좋게 기억할 수 있도록 추모해 본다.


하늘에선, 부디 나 같은 놈들 신경 쓰지 마시고 즐겁게 게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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