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로 섞인 선망
밀린 집안일을 다 끝내고 쉬는 주말의 여유.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보헴시가 넘버 쓰리 한대. 오늘 밤은 또 어떤 술로 채울까 기대도 된다.
매일 술을 먹는 건 해롭겠지. 근데 이걸 먹지 않는 내 인생이 더 해로울 것 같다. 결국 난 매일 같이 취할만큼만 마시기로 했다.
보통 위스키를 먹는데, 저번에 먹었던 건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고, 이번에 먹고 있는 건 짐 빔이다. 사실 소주도 좋아하지만, 안주 없이 깡소주로 먹는 건 좀 힘들어서, 위스키를 주로 마신다.
세상에 정말 많은 술들이 넘쳐나니, 난 행복하다. 매일 다른 술을 마셔보는게 소원이다. 매일 같은 걸 먹으니 조금 물린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취한 후에 옥상에 가서 담배를 피다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든다. 후회, 미련, 애증, 두려움, 희망, 기대, 설렘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그것들을 한대 모아, 구름과자 속에 담아 날려보낸다.
이제는 조금 솔직해져야겠다. 너무 날 감추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적어도 이곳에서라도 날 드러내고 싶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무슨 음악 좋아해?"하고 묻는다면 나는 그저 "음... 힙합 좋아해."라고 답해왔던 거 같다. 그러나 내 본모습은 조금 다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류이치 사카모토, 빌 에반스 그리고 누자베스인데, 이들의 대표곡들을 좋아하고 가끔씩 꺼내 듣는 편이다.
사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치곤, 대표곡들밖에 안들어서 조금 민망하긴 하다. 또한 음악취향이 남들과 다르게 고상한 것처럼 티내는 것도 싫어서 그냥 아무렇게나 취향을 말하곤 한다.
어쩔 땐 힙합, 어쩔땐 아이돌, 어쩔땐 팝송이었다. 그러나 거짓된 가면 뒤엔 항상 조용한 음악들을 들어왔던 것 같다. 그 중에선 이미 세상에 없는 이 세명의 음악들이 가장 나를 감동시켜주었다.
아티스트의 죽음이 그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엔 반대일 것이다. 그들은 떠나기 전부터 살아있는 전설이였고, 작별하지않았다면 더 높은 곳을 도달했겠지.
나도 이들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나의 최애들처럼 GOAT가 되어서 명예롭게 살고싶기도 하다.
나도 할 수 있을까.
일단은 오늘 하루부터 열심히 정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