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을 위해 걸어온 길

방황이란 이름으로

by 무름

내일이 출근이니, 아마 글은 평일에는 잘 못쓸 것 같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려, 우울한 기분만 글에 담을테니까. 그래서 오늘을 기억할 겸, 글을 한 편 더 억지로 짜내본다.


난 불투명한 미래를 선명하게 하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다. 그게 때론 글이 되고, 음악이 되지만 확실한 건.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술자리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이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술의 힘을 빌려 얘기하는 것들 대부분은 침착하지 못하다.


그래서 예술에 빠졌던 거 같다. 어릴 적부터 투니버스나 챔프에서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 나중에는 혼자서 애니를 찾아봤던 것들도 그런 맥락이겠지.


난 명작 애니 50선이나 100선 정도를 추천하는 글에 들어가보면, 거짓말이 아니라 다 본 것들 뿐이다. 라노벨도 꽤 읽었으니, 엄청난 오타쿠였다. 그러면서 명작 영화도 놓치지않고 찾아봤다. 음악 또한 항상 빠지지않았으며 게임도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사실 내가 음악가나 화가, 게임제작자가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근데 내 친형이 음악을 하는 걸 보며 포기해야겠다 싶었다. 그는 기타를 매일 쳐댔고, 꽤 잘쳤기 때문이다.


뭐 결국엔 그 형조차 애매한 재능으로 인해 지금은 음악을 많이 안한다. 그건 형이 나보다도 음악을 듣지 않아서겠지. 무조건 많이 하는 놈이 이기는 법이니까.


또 그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내가 처음으로 호감을 가졌던 그녀가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그 관능적인 그림들을 보면서 예술적이고 시각적이어서 좋다고 느끼긴 했다.


근데 그림은 그 깊이가 얕았다. 그림쟁이들이 그러하듯, 그들에게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웹툰이나 일러스트 같이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의 경우에는 플레이어와 제작자의 차이가 굉장히 컸다. 게임을 잘하고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은 쉽지만 게임을 만드는 것은 코딩과 디자인 모두 필요한 종합예술이었다.


또 난 수학에는 정말 잼병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건 증빙 자료도 있는데, 내가 정신과에 다닐 때 병원에서 종합기능 심리검사를 한 번 받아보자 해서 30만원 주고 테스트를 받았다.


거기서 다 준수함으로 나왔는데, 수에 대한 것이 조금 낮게 나왔고, 계산과 암산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종합 결과는 '모두 준수 또는 정상이나 수에 대한 것이 취약한 것으로 보임.'이었다.


그래서 대학도 취업 하나만 보고,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간 나 스스로에게 많이 미안했다. 차라리 영문학과나 국문학과 또는 심리학과에 갔으면 참 열심히 공부했을텐데 아쉽다. 결국에 성적도 좋지않았고, 전과도 어려워서 인서울 대학임에도 자퇴했다.


여하튼 난 예술에 있어서, 좀 더 무겁고 묵직한 걸 원했다. 그래서 글을 읽기 시작한 거 같다. 처음에는 애니나 영화 그리고 게임과 음악보다 너무 지루해서 참을 수가 없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성격도 차분해지더니 글을 잘 읽게 되었다.


그 중에서 에세이나, 수필, 칼럼도 좋지만 역시 소설이 참 좋다. 나에게 시는 너무 난해하고, 산문을 좋아하는 편인데 기승전결과 스토리텔링이 있는 소설이 제격이었다.


이렇게 난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소설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여태까지의 방황은 나의 성장환경에 대한 것도 있지만, 어떤 형태로 창작할까에 대한 고민도 함께했다.


지금은 음악, 그림, 게임제작까지 시도해보고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깔끔하게 포기하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난 예술을 하지않는 나 자신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것은 내 인생에 존재 이유가 하나 사라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렇게 수필이나 에세이를 주로 쓰지만,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다.


지켜봐주길. 필명은 여전히 '무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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