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외모 자랑

아니면 그녀 자랑

by 무름

키는 177cm, 티셔츠는 110을 입고, 발 사이즈는 280. 내가 기억하는 내 옷 사이즈는 이 정도, 허리 사이즈는 살이 계속 쪄왔기에 가장 큰 걸로 사입으면 대충 맞는다. 지금은 10kg를 감량해서, 21살 때 샀던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내 최고 몸무게는 108키로다. 그게 불과 한달 전의 이야기니, 정말 막 살았구나 싶다. 한 때 77kg이던 시절에 연예인 누구랑 닮았다며, 중학교 3학년 여자 선배들이 날 따로 불러서 같이 급식을 먹곤 했는데.


그게 내 리즈 시절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난 그때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운동을 하고 있긴 한데 너무 힘들어 죽을 거 같다. 그리고 발목이 좀 아파서, 조금 밖에 못하고 있다. 한방치료를 하면서 침도 맞고 하니까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조금 무리인 듯 하다. 결국엔 먹는 걸 줄이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굉장히 복 받은 놈인 거 같다. 외모적으로는 컴플렉스가 하나도 없다. 이런 부분은 부모님 덕분에 인생 이지모드로 살고있다.


그래서일까, 외모를 가꾸는게 너무 귀찮다. 난 그런 거 해본 적도 없고, 그런 거 안해도 다들 칭찬 많이 해줬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을 한 이후로는 다들 한소리씩 한다.


진짜 여자 만나는 거 아니면 절대 살 안뺐을텐데, 꾹 참고 빼본다. 결국에 남자들의 진취적인 행동은 모두 여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 같다.


근데 내가 워낙에 눈도 높고, 취향도 확고하다보니 좋아하는 여성을 잘 못만나봐서 딱히 날 가꾸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근데 지금의 그녀를 생각하니, 관리하고 잘보이고 싶었다.


난 만인에게 잘보이고 싶어하는 성격은 절대 아니다. 그냥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적어도 나랑 다닐 때 쪽팔리지 않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자의식과잉이고, 잘난 척이자, 자랑인 글이 되겠다만 난 꽤나 미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난 외모로 꿀려본 적이 없다. 내 모든 자신감은 사실 여기서 비롯되는 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다시 한 번 부모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절대 미남까진 아니고, 그냥 멀끔하게 생겼다고 본다. 적어도 외모 예선전을 통과할 정도의 생김새다.


그리고 내 형은 나보다 좀 더 잘생겼다. 대신 그는 나보다 키가 조금 작다. 난 그에 비하면 좀 더 흐릿하게 생겼다. 내 얼굴을 보다보면 자기 주장이 없이, 옅은 느낌을 받는다.


살도 좀 빼면, 라식이나 라섹을 해서 안경도 좀 벗을 생각이다. 이건 오래전부터 생각해온건데 너무 귀찮아서 미뤘다. 물론 그럴 상황이 아니기도 했다.


사실 이 글에서 내가 꼴보기 싫은 자기 자랑을 계속 한 이유는 여태까지의 모든 말들이 그녀를 칭찬하기위한 빌드업이기 때문이다. 나를 올려칠 수록 그녀의 위상 또한 높아지는 법이니 말이다.


칭찬을 시작해보자면, 그녀는 진짜 존나 이쁘다. 나랑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아름다운데 또 얼마나 고혹적인지, 그녀의 봉긋한 가슴과 두툼한 입술, 잘빠진 팔다리는 날 미치게 한다. 사실 그녀의 내면을 보고 더 좋아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처음 봤을 때부터 난 그녀의 외견만 보였다.


나는 좀 특이한게, 똘망 똘망하고 핑크핑크한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2 때 그런 여자애가 나한테 고백해 달라고 꼬리친 적이 있는데, 좀 망설였다. 나조차도 그 반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근데 결국엔 정중히 거절했다.


나는 약간 불건강한 쇠맛(?)나는 느낌을 더 선호한다. 그래, 팜므파탈이라 하던가 그런 걸.


만약 그녀가 날 불행으로 이끌어도 난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녀는 너무 매혹적이니까.


아아 미친듯이 보고싶구나. 올해의 마지막이 그녀로 고정되어 버렸다.


박제가 되어버린 남성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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