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빠를, 내가 엄마를
나무에는 희망이 있고,
잘린다 해도 움이 터 새 싹이 나오는데
왜? 너의 아빠는 안 돌아오는 거니..... ( 일찍 55세에 돌아가심) 하시며,
매년 봄만 되면 더 그리워하시던 엄마의 마음
사시는 동안 가슴을 쓰러앉고, 침묵하며, 인내하며, 사셨던 아빠 그리움으로 뭉쳐진 한 여인의 삶.
어느 날 분노를 참다가 폭발하여 뚜껑이 열렸다. (돌아가신 후 작은 부인으로)
간을 헤치는 병마와의 전쟁.
자녀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 엄마는 매듭을 풀고,
평안이 떠날 수 있었다. 긴 병의 시간보다 짧은 이별로....
지금 나는 엄마가 아버지를 그리워했듯, 엄마가 그립다.
그 나이가 되니 나도 엄마가 보고 싶다.
바람에 날리는 잎사귀의 단풍잎처럼, 밟히고 비에 젖고 부서져도,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사셨던 한 여인의 일생.....
부유하고 호화스럽게 사신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감추어진 엄마만의 비밀이 있다. 집보다 바깥 생활을 많이 하셨던 아빠
남편의 약점이 곧 나의 약점이라고, 침묵을 벗 삼아 사셨던 엄마.
아픔을 토해내지 못하고 삭혀야 했던 자기만의 철학이.....
현명하고 신중하셨던, 엄마의 인생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워,
나는 경험 속에 영역이 넓어졌다. 나무가 자라 거목이 되듯,
우리의 가정도 가지를 쳐 싹이 돋고 두 나무가 여덟 그루가 되니,
작은 나무가 큰 나무로 커 우리만의 정원을 잘 가꾸어 나가고 있다.
어머니의 그리움이 한 페이지로 장식되어 그 인생철학이 나의 나침판이 되고,
부모님 그늘의 쉼터가, 내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어. 나는 행복하다.
부모님의 사랑이 하늘에서 땅이 맛 닿듯 하나가 되고,
내 가정 안에서도, 그리움의 원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