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신 엄마가 무척이나 보고 싶어 산소를 향해 본다
대장부 마음. 강인한 속에는, 많은 괴로움과 외로움을.
가슴에 묻으신 엄마가 가슴이 시려,
이불 덮어 드리려 묘지로 갔다.
엄마를 통해 배운 삶의 지혜를 이것저것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나쁜 기억들, 서운함, 얻어맞음) 버릴 것 버리고, 보석함에 둘 것은 따로 담아 두었다. (추억과 소중한 기억들을)
묘지를 들리면 앞이 확 트여 가슴이 뻥 뚫린다. 저 높은 곳에서,
관리인이 묘지를 보살핀다 하지만, 이발은 하는데 수염을 안 깎아 준다.
대리석에 치렁치렁, 오메가메 삶의 교류의 시간을 가끔 가 뵙는다.
인사를 드리고 잡초를 뽑고 대머리에 머리를 심어드리고 봉분을 높인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작업한 덕에 명품으로 탄생시킨다.
(수염만 깎아도, 한결 깔끔.) 봉분을 부드럽게 두드려 주고,
(이불 덮어 주듯이) 산소도 성형을 시켜 한 작품 만들어 본다,
영양제도 뿌려주고 잔디에게 무언의 대화를 한다. 이들도 좋아한다.
새 단장과 자기의 품 나는 모습을. 나이스, 엄지 척해 본다.
산소를 가꾸고 새 단장을 하는 몫은 우리의 몫이다.
엄마는 아들에 대한 집념, 집착이 대단하셨다. 군인들만 보면
“너 내 아들 할래” 하시며. 국군의 날만 되면 저렇게 만은 아들이 있는데...
왜 나에게는 없지..... 눈물을 흘리신 적이 있다.
엄마의 아들에 대한 빈자리를 신부님께 말씀드려,
마지막 세상과의 이별 준비. 잔치 상을 차려 드렸다. (병자성사와 고백성사로) 잔치가 끝나고. 신부님께서 대화를 통해, 들으신 말씀이 있은 모양이다.
어머니! 제가 아들 할 테니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신부님은 애들이 몇이여.... 하신다.
“네 많아요” 근데 나를 ∽어머니로 받아 주신다고....
또 하나의 아들을 만드셨다. (신부님을)
환하게 웃으시며 자기만의 고민, 한을 내려놓으시고 그 밤에 운명하셨다.
그 밤에 아들 같은 사위가 혼자 임종 자식으로 곁을 지켜 주었다.
어느 날 지인께서 나에게 주옥같은 말씀 하신 적이 있다.
“나의 역사를 받아 드리면 상처가 안 되지만 받아 드리지 않으면,
그게 한이 된다고”
엄마가 일찍 이 지인을 만났으면 이 아픈 세월을 현명하게....... 지냈을 텐데
상처보다 역사로 이관시켰으면 좋았을 텐데 (아들 없는 게)....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작은마누라 얻어 아들 하나 남겨두지 하셨던 엄마를
이제는 바람에 날려 보낼 수 있다. 엄마의 한을.
엄마의 시간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게 글의 신비다.
넓지 않은 마음을 청소케 할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큰 선물이다.
따듯한 봄날에 어머니 산소를 찾아 정성을 다하고,
손가락 끝을 잔디와. 푸근한 흙을 다독일 때, 엄마의 숨결이 들리는 듯하다.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