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졌어? 이제 그만 포기해

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법

by 달리는 이노력

사람들은 누구나 승리하는 삶을 원한다. 아마 모두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영원한 승리 같은 건 없었다. 나도 어릴 때 은근히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누군갈 이겼다고 생각해야 속이 편할 때가 있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속담이 있다. 가까운 사람이 잘되면 기뻐해주지 않고 오히려 시기와 질투를 한다는 속담이다. 정말 솔직한 속담이다. 누구나 살면서 이런 적이 분명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이 속담을 믿었다. 아마 그땐 내가 그런 사람이었나 보다.





어릴 때부터 내 주변엔 한 가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축구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말을 잘하거나, 재밌거나, 게임을 잘하거나 등등 말이다. 그런 친구들이 나는 부러웠다. 그리고 이런 친구들과 친하다는 게 자랑스러울 때도 있었다. 나는 사실 흉내만 내봤지 잘한다고 인정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친한 친구와 다투었다. 정말 사소한 내용이었다. 참고로 이 친구는 게임을 잘하는 재치 있는 친구였다. 지금도 게임을 잘한다. 게임 제목까지 아직 기억한다. 게임의 제목은 '타임 앤 테일즈'였다. 캐릭터를 키워 사냥해서 레벨업을 하는 시간여행 콘셉트의 게임이었는데 나는 이기고 싶었던 나머지 그 친구를 약 올린 것이다. 친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피시방을 박차고 나갔다. 그러고는 달려 나가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 우리는 얼마 안돼 바로 화해를 했다. 솔직히 미안했다.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만약 내가 이긴다고 해서 더 좋아지는 것도 없었다. 단지 부족한 내가 한 번쯤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발생한 일이었다. 나는 1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내가 힘들 때도 나름 옆에서 기다려준 친구다. 이제는 함께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상대방에게 졌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이미 졌다. 상대방은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을 뿐인데 마음의 여유가 없는 자들의 시샘일 뿐이다. 만약 상대가 불순한 마음으로 나를 이기고 싶어 한다면 그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걸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또한 달리기에서 알아낼 수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백인 여성들이 힘차게 발돋움을 내딛는데 사실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다.


달리기가 스포츠가 된다면 경쟁할 수 있지만 달리기 자체는 사실 나와의 경쟁이다.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본인을 뛰어넘는 운동이다. 조깅이나 러닝을 하는 중 상대방이 나를 제쳤다고 내가 다시 상대방을 제치는 일도 없다. 지고 이기고 가 없다. 이건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나 자신을 시험하고, 대화하고, 알아가는 시간이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도 각자의 페이스가 있다. 참견하고 신경 써서 상대의 페이스를 늦출 것이 아니라 나를 단련해서 내 페이스를 늘려야 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편한 걸 좋아하기 마련이라 노력 없이 변화를 기대하다 보니 자연스레 남들에게 시기와 질투가 생기는 것이다. 그게 내가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이 될 수 있겠지만 주변에 꼭 있을 것이다. 졌다고 생각이 들면 포기해라. 왜냐면 졌다고 생각하는 건 본인 뿐이니까.


삶에서 지고 이기고는 없다. 행복과 불행이 존재할 뿐이다. 졌다고 생각하는 건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행복으로 갈려면 그 길을 나도 찾고 있다. 다만 입구를 통과하는 방법은 알 거 같다.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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