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오늘은 어딘가든 나가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지금 밖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하늘이 푸른 화창한 날이다. 이런 날씨에 나가지 않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미안한 일이기에 얼른 씻고 준비를 한다.
그래.. 기상해서 준비한 것까지는 괜찮았다.. 어디를 갈지 정하는 거부터가 고민의 시작,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두 시간이나 훌쩍 지나있었다.
뭐지? 누가 시계를 돌려놨나?
뭐 했다고 두 시간이나 지난 거야?!
그냥 밖에 간단하게 산책이라도 갈까 고민하던 와중에 아버지가 잠에서 깼는지 문 밖으로 소리가 들렸다. 좀 더 고민을 하다 거실을 나가니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고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아버지도 심심했는지 놀러 갈만한 곳이 없냐며 먼저 말문을 열었다.
차로 1 - 2시간 걸리는 장소를 알아오니 ”지금 이 시간에 거기를? “이라는 답변만.. “아니 아직 10시밖에 안 됐는데.. ” 속으로 생각했지만 점점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기만 하고 아버지는 갈 데가 없냐는 말만 나오실 뿐.. “그럼.. 그냥 호수공원이나 갈까?” 30분 정도 차를 타면 갈 수 있는 호수공원이 가장 적당해 보였는데 아버지는 마음에 들었는지 좋다며 놀러 갈 채비를 한다.
밖에 나오니 기분 좋은 날씨가 반겨주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오랜만에 간 호수공원은 여전히 이뻤고 산책하기에도 너무 좋았다.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마시면서 아버지와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는데 오랜만에 아버지와 둘이 나들이를 해서인지 즐겁기도 했다.
오후가 되니 햇볕이 세지고 왠지 이대로면 지쳐 그냥 집으로 가버릴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에 마침 날이 따뜻해져 옷을 사려고 했던게 생각나 집 가는 길에 있는 옷가게를 같이 가자고 했다. 생각해 보니 아버지랑 둘이 나와서 옷가게를 가는 건 거의 처음인 거 같았다. 옷 쇼핑은 혼자 하는 게 편해서 누군가랑 잘 가지 않는데 한편으로는 걱정도 가득했다. 아버지가 괜히 힘들어 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옷가게를 가자는 말에 아버지는 흔쾌히 오케이를 했다.
생각보다 도착했던 옷가게에서 아버지는 열심히 옷을 같이 봐주었고 마음에 드는 옷들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부녀가 함께한 데이트는 아주 성공적으로 재미있었고 아버지와의 추억이 하나 더 쌓이게 된날이다.
이 날의 데이트 중 가장 웃겼던 부분은 아버지와 걷는 중 깨달았었는데 아버지와 내가 걷는 모습이 팔을 흔드는 느낌이며 발맞춰 걸어가는 모습이 아주 붕어빵이 따로 없었다. 누가 봐도 저 둘은 부녀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아버지께는 말은 못 했지만 혼자 속으로 낄낄 웃어버렸다.
앞으로 이런 데이트를 가끔 해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날이다. 아참! 그때는 엄마도 껴줘야지 맨날 둘이 재밌는데 놀러 간다고 삐질 엄마를 생각하니 웃음이 피식 새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