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마주보며 말을 주고 받고 싶다.
수준 높은 학식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시덥잖은 주제여도 좋고,
보편적인 사람사는 이야기도 좋고,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상대방이 핑하고 말을 던지면 내가 퐁하고 받아쳐서 다시 보내주고 싶다.
대화에서 중요한게 듣는 기술이라는 건 진부하다.
아, 음, 이런 추임새를 바탕으로 한 공감적 듣기말이다.
직장 내에서 일이야기 말고,
아줌마들끼리하는 불편한 자녀 이야기말고,
어색한 사이에서 주고 받는 의례적인 말과 이야기거리를 떠올려야하는 노력말고,
편안한 사람 아니면 신선한 사람과도 좋으니
즐거운 무드 속의 알찬 대화를 해보고 싶다.
절대적 루틴 궤도속에 사는 워킹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나의 대화 상대는 남편, 아이들, 직장 동료들, 주변 아줌마들이다.
첫번째 남편과의 대화 어려움은 몇 번 글로 적었으니 패스.
두번째 아이들과의 대화 어려움은 늘 글로 적고 있으니 패스.
덧붙이면 늘 한쪽방향을 타는 말들이다.
아이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말들 혹은 아이들을 향한 나의 따발총.
원가족 내에서 대화가 잘 통한다고 느낀다면 잠깐 스탑. 뚜뚜뚜뚜.... 수신불가하다.
제일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현실적으로 퍼센트지가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은 보통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기 때문이다.
맘까페에 들어가보면 나와 같은 처지의 아줌마들 글이 종종 올라온다.
일을 하건 안하건 "타지에 와서 친구도 없고 외로워요."
"가끔씩 시간날 때 만나서 가볍게 차 한잔 하실 분 없을까요?"
" 오늘 혼자 카페에 갔는데 주변에 왁자지껄 수다 떠시는 엄마들 보니까 부럽더라구요..
저는 언제쯤 마음 맞는 사람 만날 수 있을까요?"
"저 오늘 남편하고 싸워서 맥주한잔 하고 싶은데 혹시 지금 시간 되시는 맘님 계실까요?"부터
좀 더 건설적으로 " 집에 가만히 있기는 좀쑤셔요. 같이 산책이나 책읽기 모임 하실 분 있을까요?"
까지 다양한 가칭 친구 모집글이 보인다.
아이들이 아무리 블리블리 러블리하고 영혼의 메이트로 연결이 되어 있어도
가끔씩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잘 다져놓은 정신 세계를 가진 어른과의 대화가 고플것이다.
남편과도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콩떡팥떡 관계일지라도 관심사가 다르거나 때때로 리프레쉬를 위해
다른 이와의 수다가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나는 소설 읽기가 재미지다.
이 책을 읽고나면 다른 사람들과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알은체를 하고 싶다.
또한 심용환작가님의 유트브 영상이 아닌 역사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인류사회의 변화와 함께 흥망성쇠를 구성지게 들으며 궁금한 것을 묻고 싶다.
더해서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 기분은 도대체 왜 자꾸 날 따라다니는지, 아무리 기분이 날씨와 같다고 해서
내가 바꿀 수는 없다고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 하지 않냐고 따져 묻고 싶다.
내가 느끼는 마음과 그 기원에 대해서 심도 있게, 멋드러지게, 내 의견을 피력하고 싶기도 하다.
여자는 사도사도 입을 옷이 마땅치 않다는 심심풀이 한탄이나 "지금도 좋은데 왜~"라는
되도 않는 형식상 겉치레 말이 아닌 " 땡땡씨는 어떤 색과 어떤 스타일의 옷을 좋아해요?"라던가
"땡땡씨 이번에는 이런 옷들이 가게에 많이 나왔던데 이런 스타일은 어때요?"등의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이 나이에 소개팅을 하고 싶다는 말이 아니다.
티키타카가 되는 사람과 대화를,
내 눈과 머리를 반짝이게 만드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