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 후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 중이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학교에서 장학금을 많이 받아서 꽤 넉넉한 출발을 했다. 학비 대부분은 부모님에게 손 빌리지 않고 내가 받은 장학금으로 냈다. 부모님의 노후 자금을 지켜냈다.
월급을 받기 때문에 대학생 시절보단 돈이 많아졌다. 하지만 절약하는 습관은 대학생 때랑 크게 다르지 않고, 어떤 부분에서는 더 절약하게 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절약 습관을 얘기해 보겠다.
군것질을 최소화한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초콜릿이나 과자를 무척 좋아한다. 아이스크림도 좋아해서 거의 매일 먹곤 했었다. 대학생 시절에도 밤늦게 24시간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아이스크림이랑 과자를 잔뜩 사서 집에서 먹는 게 삶의 낙이었다.
하지만 결국 푼돈이라도 모이면 큰돈이 되기 마련이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과자와 아이스크림 각각 한 개씩 사면 보통 1600원 정도 한다. 매일 1600원씩 군것질로 소비하면 1년에 58만 4천 원을 쓰게 된다.
1천만 원을 연 6%의 예금(기준금리가 3.5%인 지금 2024년 전반기에는 이런 예금 상품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조건이 까다롭다.)에 1년 동안 맡겼을 때 나오는 이자 수익금은 일반 과세(15.4%) 기준으로 50만 7천 원 정도 나온다. 즉, 매일 하는 군것질로 1천만 원으로 벌 수 있는 예금 이자보다 많은 금액을 소비하게 된다.
사실 난 지금도 군것질을 참는 게 너무 힘들다. 무엇보다도 단 걸 먹지 않으면 일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 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해 일주일에 3번 이하로 줄이고 있다. 물론 한 번에 2천 원 이하로.
아니면 대용량 과자를 매우 저렴한 값으로 사놓고 그것만 먹는다. 그러면 평소보다 군것질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군것질을 하고 싶을 때, 항상 돈이 든다는 것을 의식하자. 아래의 방법을 통해 그 의식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매일 카드 지출 내역을 확인한다
카드 지출 내역, 잔액 등은 요즘 스마트폰 모바일 뱅킹으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옛날차럼 가계부를 작성할 필요가 없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사람들은 숫자에 민감하다.
아래의 두 문장을 봐라.
삼성그룹은 대한민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2024년 초 기준 718조 1455억 원으로, 2022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량 (명목 GDP) 2150조 5758억의 10분의 3 정도이다.
이 두 문장 중 가장 와닿는 건 어느 문장인가? 구체적인 수치가 있으면 뭔가 설득력이 있고, 때에 따라서는 경각심이나 안도감을 느끼게 해 준다.
마찬가지로, 숫자로 된 소비 내역은 소비자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한다. 충동구매를 한 후 통장 소비 내역을 차마 들여다보기 힘든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월별 소비 내역을 알 수 있는 모바일 뱅킹이 있으면 아주 좋다. "이번 달은 지난달보다 더 적게 소비해야지"하는 목표 의식도 생길 수 있다. 월 소비 목표 금액을 정하면, 소비 내역을 계산해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 감시하는 뱅킹도 있으니 잘 활용해 보자.
최종적인 목표를 세운다
얼마를 모을 것인가? 모아 둔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것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가령 1억을 모으기가 목표라면, 자신의 월급, 월별 계획 소비 금액, 여유 자본 등을 계산해서 몇 년 안에 목표를 완수할지 대략 계산해 본다.
만약 목표를 좀 더 일찍 달성하고 싶다면 더 알뜰한 소비 계획, 저축 금액 재테크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습관을 계속 가진다면 절약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한다
만약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다면? 내가 가입한 예적금의 은행이 기관 투자를 실패해서 망해버려서 결국 손에 남은 건 예금자보호법에 보호받는 금액뿐이라면?
군인, 공무원, 교직원 연금 개혁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어 낸 금액의 50%만 돌려받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전쟁이 일어나거나 핵폭탄이 터져서 내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 말 그대로 휴지조각으로 전락한다면?
예시로 든 것 중 과한 게 있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서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한 바구니에만 몸을 맡기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주식에서도 "계란을 한 바구니에만 담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이, 코스피가 어떤 이유로 인해 폭락해서 국내 대부분 주식이 급락하거나, 가상화폐 투자 부가가치세에 대한 새로운 법이 추가돼서 투자에 걸림돌이 생기거나, 부동산 대출 상한 기준이 올라가서 부동산 투자로 시세 차익을 얻기 매우 힘든 상황이 발생하거나 하면, 한 가지 재테크에만 몰아붙이고 안심하면 예상치 못한 일에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을 수 있다.
만약 어떠한 이유로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다면?
나름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로 가진 돈을 다 날려서 한 푼도 없게 된다면 어떨까?
확실한 점은, 가진 돈이 없으면 가지고 있던 때랑 똑같은 소비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80년대 일본 거품경제 시절 부동산 투자로 떼돈을 벌었던 부자들이 90년대 이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노숙자로 전락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과거 부자였던 시절의 호화로운 소비를 하다가 음식을 구걸하게 되면서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의 증조할아버지는 엄청난 부자였다고 한다.
필자가 태어나기 전에 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직접 들은 바는 없지만, 60년대 때 헬기를 타고 귀성길에 가족을 만나러 갈 정도로 부자였다고 들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하여(특히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크게 몰락했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기업 하나도 IMF 이후로 망했다.
증조할아버지의 아들, 즉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명절에 만나면 과거의 찬란했던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신세 한탄을 자주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거에는 꽤 잘 사셨을 터인데 돌아가시기 전에는 전당포로 겨우 생계를 이어나가셨으니 얼마나 비참할까?
그래서 아무리 부자라도 평소에 궁핍한 생활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일어날 큰 타격으로 재산을 잃어도 생활 패턴 변화를 크게 겪지 않아 정신적 타격을 입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간단한 팁 몇 가지를 남기자니 얘기가 길어졌다.
솔직히 내가 이런 팁을 남기는 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아직 난 사회초년생 1년 차이고, 그 1년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걸 최대한 짜 내서 이 글을 쓴 것뿐이다.
나에게도 봄은 찾아올까?
싼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가면, 세일도 하지 않는 맛있는 상품들을 카트에 가득 담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 걸 보면서 항상 부러움을 느끼지만, 나는 절약을 위해 임박 세일 상품이나 카트에 담는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저 정도의 물건들은 껌값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크게 일어설 거라고.
그런 봄날이 찾아올 것이다. 찾아오지 않으면 내가 만들어 나갈 것이다.
Ps. 남해에 출장 갔을 때 찍은 고양이 사진.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게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