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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떠나, 오늘도 프룻해

파편화된 농촌 체험을 하나로 묶은 프루떼 브랜딩 스토리

by 김석민

아이와 어디로 갈까?" 매주 반복되는 이 질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비쥬얼스토리에서 프루떼(FRUITTE) 브랜딩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클라이언트가 던진 첫 번째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농촌 체험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는데, 정보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예약은 여전히 전화를 걸어야 하는 상황. 도시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할 의미 있는 시간을 찾고 있지만, 늘 같은 곳(키즈카페, 쇼핑몰, 대형 놀이공원)만 반복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 문제를 들여다보니, 단순히 '편리한 예약 플랫폼'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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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동사로 만들기

가장 중요한 결정은 농촌 체험을 하나의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에는 "농장 체험 가자", "딸기 따러 가자" 같은 개별적인 활동들이었다면, 우리는 이 모든 경험을 '프룻하다'라는 하나의 동사로 만들고 싶었어요.

"도심을 떠나, 오늘도 프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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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문장 안에 브랜드의 모든 철학을 담았습니다.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사용자가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만든 것이죠.


선택의 피로를 없애는 개인화 전략


농촌 체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선택 과부하'였습니다. 너무 많은 옵션이 있지만, 내게 맞는 걸 찾기가 어려웠죠.

우리의 해답은 '나의 프룻타입'이라는 캐릭터 시스템이었습니다.

"봄꽃 피크닉처럼 따사로운 당신"

"여름 물놀이 팜크닉을 만끽할 당신"

"가을 열매 픽킹처럼 알찬 당신"

"겨울 이색 팜크닉으로 추억을 쌓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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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성격 테스트가 아니라, 취향 진단 → 결과 → 맞춤 추천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어요. 복잡한 검색 없이도 나에게 딱 맞는 체험을 바로 만날 수 있게 만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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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농장 체험 정보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위치, 날씨, 편의시설, 연령 제한, 가격...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한눈에 보여줄 것인가가 핵심이었어요.

우리는 사용자의 결정 순서를 따라 정보를 배치했습니다.

플레이스 카드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

위치(도/시) + 실내/실외 + 소요시간

핵심 편의사항(우천·주차·화장실·유아차·반려동물)을 아이콘으로

체험명과 농가명을 명확히 구분

가격 정보는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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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약은 3단계로 단순화했습니다 : 날짜/시간 선택 → 인원 입력 → 티켓/옵션 선택

각 단계마다 필요한 정보만 보여주어 결정 피로를 최소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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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이야기로 번역하기


농장 체험을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이야기'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기존: "블루베리 수확 체험" 프루떼: "블루베리 수확하고 스프링쿨러 물놀이 하자!"

기존: "동물 체험장" 프루떼: "파충류부터 알파카까지! 특별한 동물 체험 공간"

계절(시간) + 체험(행동) + 정서(감정)를 한 문장에 담아, 클릭하기 전에 이미 머릿속에 구체적인 장면이 그려지도록 했어요.


브랜드 언어 시스템 만들기

'프룻'이라는 접두어로 브랜드만의 어휘장을 만들었습니다:

프룻타입: 개인 취향 진단

프룻호스트: 농장 운영자

프룻큐레이터: 체험 기획자

프룻계획러: 사용자 유형 중 하나

이런 네이밍 체계는 브랜드와 서비스, 그리고 사용자를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일관되게 연결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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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브랜드를 하나의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카카오톡하다', '구글링하다'처럼 브랜드명이 동사가 되면, 그 순간 브랜드는 사용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거든요. '프룻하다'라는 새로운 동사를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사용자들이 "오늘도 프룻해"라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배운 것들


1. 브랜드를 동사로 만들면 일상에 스며든다 '카톡해', '구글링하다'처럼 브랜드가 행동 언어가 되면 사용자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아요.


2. 개인화는 과정 전체를 설계하는 것 결과만 개인화하는 게 아니라, 취향을 파악하는 과정부터 추천까지의 전체 여정을 매끄럽게 연결해야 해요.


3. 정보 설계는 사용자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사용자가 언제, 무엇을, 어떤 순서로 결정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정보를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4. "상품보다 경험을 팔아라" 기능이나 스펙보다는 사용자가 경험할 장면과 감정을 먼저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마무리하며


프루떼는 단순한 예약 플랫폼이 아니었습니다. 파편화된 농촌 체험을 하나의 브랜드 언어로 통합하고, '프룻하다'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코드를 만들어낸 프로젝트였어요.


결국 우리가 만든 것은 시간을 선물하는 서비스였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흙을 만지고, 계절의 냄새를 기억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시간 말이에요.


오늘도, 도심을 떠나. 프룻해보세요.


이 글은 비쥬얼스토리에서 진행한 프루떼(FRUITTE) 브랜딩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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