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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Jan 15. 2022

은퇴를 하면 어느 나라에서 살고 싶을까?

파이어족 성공 후 삶에 대하여

첫 직장을 그만두고 덴마크, 아프리카로 봉사를 떠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던 때가 있습니다.


덴마크 학교에서 봉사활동 당시 사진; 아프리카로 떠나는 친구들을 배웅하며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 (Maputo, Mozambique)


봉사 후에는 우연치 않게 한국 NGO에서 해외사업부에 근무를 하게 되며 케냐, 미얀마, 라오스 프로젝트를 하고 그 곳에 직접 가보기도 했습니다.


케냐 우물 프로젝트 완공식 행사 모습


그 후에는 스페인에서 MBA를 하며 유럽을 더 구석구석 여행하기도 하고 아르헨티나와 한국에서 각각 인턴십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시간이 불과 3년 정도인데 그 시간이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하고도 의미있는 순간입니다.

비록 어떤 큰 일을 이루지도 못하고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했지만 여러 나라와 사람들, 문화를 직접 보고 겪고 부딪히며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며 문제 해결 능력이라든가 자립심을 더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 나라를 직접 다니던 중에 마음 속에 들어왔던 두 나라가 있습니다. '아, 이 나라라면 계속 살아보고 싶다.' 생각이 드는 나라였는데요.


바로 '독일'과 '브라질'입니다. 지역도 문화도 전혀 다른 두 나라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역시 각각의 이유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자긍심이 인상적이었던 독일


일단 독일의 국민들은 그 자긍심이 참으로 높았습니다. '독일인'이라는 자부심이 사람들을 더 당당하고 능동적으로 만든다는 인상이었요. '1등 지상주의' 환경 아래 늘 열심히 하고 서로 경쟁하지만 어쩐지 자존감은 낮은 한국보다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제 자신은 완벽한 독일인이 될 수 없다고 해도 최소한 나의 아이만큼은 그런 곳에서 당당하고 존재 자체로 빛나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로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로 예수상 앞에서 신났던 그 때

그리고 브라질은 사람들이 너무 낙천적인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것이 다른 라틴 문화권의 나라들처럼 대책 없는 YOLO가 아닌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브라질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웃고 노래하며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삶을 긍정 그 자체로 살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의 기운이 전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잘해놓고도 욕 먹고 실적 상승이 있어도 늘 '비상경영'인 나라보다는 그런 곳에서 삶을 더 여유롭고 긍정적으로 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MBA 졸업 후에는 두 곳 중 한 곳에서 살기를 원했고 그 중에서도 스페인에서 가까운 독일에서 살기 위해 마지막까지 글로벌 제약회사 CSR 자리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지금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싱가포르에서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열심히 살고 있네요. '언젠가는 파이어족!'을 마음 속에 늘 품으면서 말이지요.


그럼 진짜 은퇴를 하고 난 후에는 어디서 살까? 하고 다시 생각해 봅니다.


지리적, 문화적 이유로 브라질은 선택지에서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고요. 독일은 혹시 지금 회사에서 파견을 보낸다면 가능은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 가도 좋겠다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동남아나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언어의 장벽은 있지만 사람들의 태도가 유순하고 삶 자체가 여유로운 그런 곳에서 말이지요.


느긋한 삶의 속도가 인상적이었던 중국 청두


예를 들어, 태국의 치앙마이라든가 크라비, 중국의 청두라면 가족이 있는 한국이나 마카오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도시 자체의 분위기가 여유롭고 생활 물가도 저렴해서 넉넉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근처 다른 곳을 여행하며 더 재밌게 보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언어인데 영어가 그래도 어느 정도 통하는 곳인지라 은퇴 생활에는 아주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현대와 전통이 잘 조화되어 있던 도시, 중국 청두


가끔은 남편이랑 농담처럼 에스토니아에 회사 하나를 차리고 '창업 비자'를 신청하든가 이태리의 1 Euro 집을 사고 'EU Visa'를 딸까 하기도 하는데요. 한 곳에서 남은 여생을 모두 보낼 것이 아니라면 그것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면 한국에 돌아가서 제주도나 속초/양양, 혹은 용인이나 경기도 광주, 양평 등 어느 한적한 곳에서 살 수도 있고요.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곳의 문화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하려고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인가 하는 점입니다.


계획하고 있는   하나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가족이 세계 여행을 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살아 있는 체험을 하는 것인데요.   가족이 함께하며 어느 곳이 마음에 드는지, 앞으로 우리 가족이 계속해서 살기에 좋은 곳은 어딘지 의논해 봐도 좋을  같습니다.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의 삶을 상상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참 행복하고 설레이는 일이네요. 언제가 되었든, 어디가 되었든 잘 준비하고 계획해서 충만한 삶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3년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꿈꾸며

열심히 파이어족을 준비 중인

싱가포르 워킹맘, 싱클레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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