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대문 사진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혹시 꽉 막힌 출퇴근 길에 갇혀 답답해 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오징어보다도 더 납작하게 구겨져서 지하철과 버스에 끼여 회사를 다니고 있지는 않나요?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확산되어 사무실에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출퇴근 길을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히면서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공지가 올까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획일화된 공간과 시간 속에 단일 루트를 따라 생활하는 것에 익숙하면서도 지쳐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 정해진 프로세스 속을 따라 사는 삶과도 같죠.
그래서 요즘 많은 이들이 파이어족을 꿈꾸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획일화된 삶에서 벗어나 시간과 공간을 자유로이 쓰고 싶다는 열망 때문입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한 가지 희망이 되어 줄 기술이 요즘 매일 같이 블룸버그 (Bloomberg)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에어택시 UAM (Urban Air Mobility)'입니다.
이 비행체는 헬리콥터와 비행기와는 다른 개념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소음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도시 내에서는 빌딩의 옥상에, 외곽에는 공항이나 비행장, 도로 등의 거점에 기착지를 마련하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위의 동영상은 우버(Uber Elevate)에서 제작한 UAM 홍보 영상입니다. (지금은 우버가 이 사업부를 조비(Joby)라고 하는 미국의 신규 기업에게 매각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홍보영상이겠거니 했는데 중간 부분부터 가슴이 뜨거워지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꽉 막힌 도로 위를 UAM이 날아가는 장면과 이것을 탄 여성이 가족들에게 일찍 돌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들이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아 맞다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통수단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도로 위 시간 = 허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부분에 쏟을 수 있을 텐데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에어택시 UAM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버(Uber)가 2021년 발간한 화이트 페이퍼(White paper)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통근 시간이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미국인들이 보통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도시 근교나 다른 도시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거리를 에어택시 UAM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편도 단 6분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계산을 발표했습니다. 그럼 하루 4시간 소모되던 도로 위 '낭비'가 단 12분, 넉넉히 잡아도 30분 이내로 단축될 수 있다는 예상이 됩니다.
이것이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 외에도 항상 꽉 막혀 있는 올림픽도로와 강남의 도로를 생각해 보면 말이지요.
때문에 에어택시 UAM이 실현된다면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친구, 혹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이 쏟으며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술의 실현은 꼭 머나먼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미국의 나사(NASA), 조비(Joby), 우버(Uber elevate; 지금은 매각), 유럽의 여러 기업들과 한국의 국토교통부, 현대자동차 등 많은 정부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이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계획으로는 2025년 초기 단계 시범 운영, 2035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등 고도화된 기술 시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요? 그럼 앞으로 불과 3년 후의 일입니다.
그때는 서울의 상공에서도 인천공항-광화문-강남 그 외 거점들을 잇는 에어택시 UAM이 하늘을 날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 이런 세상이 펼쳐지면 또 어떤 일이 생길까요?
그것은 바로 '부동산의 대 개혁'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부담에도 불구하고 굳이 도심이나 도심 가까이 살려고 하는 것은 바로 '직주 접근성'때문입니다. 직장에 출퇴근하기에 편리한 곳에 살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만약 에어택시 UAM이 상용화되고 이동 시간의 획기적인 단축과 접근성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어쩌면 다시 한번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꼭 강남에 살아야 할까?'
'이 비싼 돈을 주고 원금에 이자 갚으면서 이곳에 살아야 하나?'
'역세권이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 (그때가 되면 버티포트 Vertiport가 설치된 옥상이 있는 빌딩이 핫플레이스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는 보다 쾌적하고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되지 않는 경기도 양평이나 광주, 그 외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습니다. 에어택시 UAM 이용이 편리하기만 하다면 말이지요.
요즘 양평의 전원주택 가격을 조회해보면 보통 3억에서 7억 원 정도인 것으로 나옵니다. (네이버 부동산 참고) 이 가격은 보통 10억에서 20억 도 우습게 넘어가는 요즘 서울 아파트 가격에 비해 현저하게 저렴한 수준입니다.
또한 서울 외곽의 주택에서 산다면 집의 크기나 구조, 주변 환경 등이 기존의 빡빡한 아파트에 비해서 훨씬 여유 있을 것입니다. 부가적으로 생활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이득이겠죠.
그럼 우리가 서울의 아파트를 팔고 서울 외곽의 전원주택으로 옮겼을 때 경제적인 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보다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때문에 파이어족에 성공하거나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에 다니는 경우, 즉 매일같이 도심에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이 선택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머나먼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술의 개발은 물론, 관련법 제정, 관련 인프라 및 시설 설치/운영, 운영 규칙 설립, 사람들의 인식, 불안감 재고를 위한 홍보,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 등 여러 가지 관문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기술은 개발 중에 있고 곧 상용화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파이어족을 꿈꾸셨나요?
직장을 그만두어야만 한적한 곳에서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요?
그럼 우리 3년만 일단 기다려 볼까요?
에어택시 UAM이 정말 하늘을 날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급격하게 변하는 그 순간,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고 어떤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앗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마치 홍보 요원인 것 같네요. 참고로 현대자동차 소속도 국토교통부 소속도 아닙니다. 그저 여유로운 삶을 꿈꾸고 파이어족을 준비 중인 워킹맘일 뿐입니다.
늘 꿈꾸고 있는 것은 단지 여유롭고 의미 있는 삶,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만약 그것이 에어택시 UAM 기술로 실현될 수 있다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분들도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더 여유로운 삶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