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대문 사진 출처: poems.com.sg)
그래도 명색이 '파이어족'을 추구하면서 실질적으로 투자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글을 올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해 온 재테크에 대해 생각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재테크다운 재테크를 시작한 것은 2015년 초 였습니다. 은행에 저금만 해서는 평생 일하고 모아도 집 한 채를 마련하기는 커녕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자각' 혹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약 6~7년간 꾸준히 모으고 투자하며 지금은 초기 자금 대비 6배 정도 불어난 자산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결혼이라든가 싱가포르 자가 집 마련, 출산 등 큰 이벤트가 있었고 맞벌이를 하는 덕분에 모으는 속도가 더 붙은 것도 사실입니다.
2021년 최종 결산 기준으로 총 자산(주택 대출금 제외)은 1차 파이어족 목표(=한화 약 15억원)에 도달한 것으로 나오고 지금은 2차 목표(=한화 약 25억원)를 달성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고민은 자산 대비 현금 흐름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특히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긴 상태에서 싱가포르 내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 소득이 극히 적은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현재 주로 현금이 발생하는 곳은 한국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싱가포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많이 하락해서 어느덧 싱가포르 1달러가 한국 원화 900원을 돌파한 것도 신경 쓰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자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화 자산 가치가 계속 하락할 수 있고 전체 자산의 가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알아봐야겠다 생각하고 싱가포르에서 이미 파이어족에 성공한 사람들의 블로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단연 눈에 띈 것은 ASSI (A Singaporean Stock Investor)였습니다.
http://singaporeanstocksinvestor.blogspot.com/
스스로 A.K.라 칭하는 이 분은 만 45세가 되기 몇 달전 파이어족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Passive Income(이자/배당 소득)만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문 투자자는 아니나 1분기 당 이자/배당 소득(Passive Income)이 몇 만불(몇 천만원)에 달하며 1년 간 총 이자/배당 수입이 2억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분의 글을 며칠간 열심히 읽으며 발견한 가장 큰 특징은 굉장히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분이 말하는 본인의 투자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CPF(싱가포르의 국민연금)에 연간 최대 한도를 납입한다.
2. SRS(싱가포르 개인연금)에 연간 최대 한도를 납입한다.
2-1. 정부 기관에서 인정하는 복지기관에 일정 금액 기부한다.
3. S-REITs(싱가포르 리츠 상품)에 최대한 투자한다.
4. 그러고도 여유가 있으면 주식에 투자한다.
싱가포르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CPF는 싱가포르 국민과 영주권자(PR; Permanent Resident)가 가입할 수 있고 OA(Ordinary Account; 일반 계정), SA(Special Account; 특별 계정), MA(Medical Account; 의료 비용 계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SA는 연 복리 최대 5%, MA는 4%의 이자를 지급합니다. 그래서 A.K.와 같이 이미 $1Mil.- (한화 약 9억원) 이상 납부한 사람은 연간 최대 5만불 (한화 4천5백만원)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금은 만 55세부터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유예시켜서 65세부터 받을 수도 있습니다.
SRS는 이자율이 높지 않으나 CPF와 함께 세금 감면 혜택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즉, 소득에서 세금으로 빠지는 부분을 방지하자는 것이지요.
세금 감면과 관련해서는 '기부'도 빠지지 않고 언급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정부에서 인정하는 기관 명단이 있는데요. 이 곳에 기부를 할 경우 기부한 금액의 최대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에서 제합니다. 그래서 다른 싱가포르 조기 은퇴자의 경우에는 총 6군데에 해당하는 기관에 골고루 기부하고 있다고 적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S-REITs 상품인데요. 싱가포르 리츠의 경우에는 그 배당율이 커서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기 유리합니다. A.K.는 실제로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리츠를 언급하고 본인이 왜 그것에 투자했는지 세부적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아직 싱가포르 리츠가 낯설기 때문에 일단 모든 포스팅을 꼼꼼히 읽어보고 공부한 뒤 이해가 되면 차근차근 투자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주식인데 역시 A.K.는 싱가포르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외국 주식에 투자할 경우 배당 소득에 대해 30% 이상의 세금을 부과하지만 싱가포르 자국 주식의 경우에는 배당 소득에 대한 세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배당 소득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싱가포르 주식을 꾸준히 매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한국 주식에 주로 투자했고 최근 미국, 싱가포르 주식을 시작한 것과 대조하여 A.K.의 투자법은 꽤 다른 모습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싱가포르'에 의한 '싱가포르'적인 투자입니다. 그리고 '안정'과 '현금흐름'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이 분 외에도 다른 사람들의 글을 조금씩 리뷰하고 있는데 세금 감면 부분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이용해서 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도록 하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어떤 분은 연간 이자/배당 소득만 $200,000.- (한화 약 1억 8천만원)인데 총 세금은 $1,000 (한화 약 900만원)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보다도 낮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모릅니다.
이래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싱가포르에서 따라야 할 법칙과 순서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직 여러 글들을 읽으며 소화하려고 하는 입장이지만 더욱 더 공부하고 적용해서 '포트폴리오의 현지화'를 차츰 이루어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목표한 대로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완벽한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 온 가족이 세계 여행도 하고 더욱 더 자유로운 생활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