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시장의 원리 : 사랑의 기초 다지기
점심시간, 후배 김 대리가 퀭한 눈으로 밥알을 세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만 켰다 껐다 하는 꼴이 가관이다.
"부장님, 지은이가 또 카톡 차단했습니다... 제가 ** 백을 안 사줘서 삐진 걸까요? 지금은 제가 힘들어도 나중에 승진하면 알아주겠죠?"
김 대리의 여친은 전형적인 '작전주'다. 호재(선물)가 있을 때만 반짝 오르고, 평소엔 거래 정지(잠수)다. 김 대리는 그 변동성을 '밀당의 묘미'라고 착각하고 있다.
나경제 씨는 혀를 찼다.
"김 대리, 그건 사랑이 아니라 '상장 폐지' 직전이야. 물타기 그만하고 손절해. 너만 골병들어."
그날 저녁, 나경제 씨는 거실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정말자 여사의 등짝을 빤히 쳐다봤다.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마른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고 있는 그녀.
"뭘 그렇게 꼬나봐? 오징어 다리 하나 줘? .... 그리고 오늘은 귀찮으니까 저녁밥 없어. 그러니 대충 차려먹던지, 아님 이거나 대충 씹다 자."
전혀 위험하지 않다. 너무 안전해서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김 대리가 여친 때문에 울고 있을 이 시간, 나는 정 여사 옆에서 딱딱한 오징어 다리를 씹으며 실없이 웃을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승리다.
"나쁜 여자는 남자를 울리지만, 우리 집 여자는 남자를 굶길 수도 있다. 그래도 마음고생하느니 배고픈 게 낫다."
투자의 세계에선 위험이 크면 수익도 크다지만, 사랑에선 틀린 말이다. 나쁜 남자, 나쁜 여자에게 올인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기억해라. 사랑에서 최고의 수익률은 대박이 아니라 '원금 보장(마음의 평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