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은 "발자국"이다

내가 지나온 길을 바라보는 일

by Napolia

나의 글은 발자국이다.

한 발, 두 발. 묵묵히 내가 바라보는 곳을 향해 내딛는 걸음. 그것이 글쓰기다.

인생이 참 묘한 게, 정작 지금 내딛는 발밑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방향이 맞는지, 발끝 너머에 낭떠러지가 있지는 않은지 늘 불안하다.

그럴 때면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지나온 뒤를 돌아본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길이 있다. 삐뚤빼뚤하고, 때로는 굽이치고, 깊게 패인 자국들.
헤매고 비틀거렸다고 생각했던 흔적들이 이어져 하나의 선명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그것이 내 길이었고, 곧 내 인생이었다.

앞으로 내디딜 발자국이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내 글이 아니거나, 내 인생이 아닌 건 아니다. 그 굴곡조차 나의 길이다.

다만, 나는 흐릿하게 스쳐 지나가고 싶지 않다.
이왕 걷는 길이라면 발끝에 온 체중을 실어 꾹, 꾹 눌러 걸을 것이다.
땅이 깊게 패이도록.

내가 여기 살아 있었다는 걸, 선명한 족적으로 남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