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은 "밥"이다

by Napolia

나의 글은 밥이다.


어떤 이에게 글이란 가끔 차려입고 나가 즐기는 값비싼 스테이크일지 모른다. 특별한 날에만 분위기를 내며 칼을 대는 그런 요리.

하지만 내게 글은 매일 먹는 밥이다. 윤기 흐르는 하얀 쌀밥일 때도 있고, 까끌까끌해서 잘 넘어가지 않는 보리밥일 때도 있다. 반찬이 없어도, 목이 메어도, 꾸역꾸역 삼켜야 하는 생존의 양식이다.

밥을 굶으면 배가 고프듯, 글을 쓰지 않으면 영혼이 허기진다. 세상살이에 치여 마음이 헛헛해질 때면, 나는 키보드 앞에 앉아 문장을 씹는다. 꾹꾹 눌러 담은 밥알처럼 단어들을 씹어 삼키다 보면 뱃속이 든든해지고, 다시 살아갈 힘이 차오른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필요 없다. 밥이 달콤하거나 자극적일 필요가 없듯이. 그저 슴슴하고 담백하면 된다. 평생을 먹어야 하니까. 누가 봐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밥을 먹는 게 아니듯, 글도 결국 내가 살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상을 차린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글 한 그릇. 이것이면 충분하다. 내일도 살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