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은 "못"이다

by Napolia

나의 글은 못이다.

망치를 들어 벽에 못을 박는다. 쾅, 쾅. 단단한 벽을 뚫고 들어가는 쇠붙이의 날카로운 비명이 귓가를 스친다. 그 통증을 견뎌 낸 벽만이 액자를 걸 자리를 얻게 된다.

내게 글을 쓴다는 건, 흐르는 시간의 멱살을 잡아 벽에 못을 박는 일이다.
우리네 기억이란 얼마나 허망한가. 어제 먹은 점심도 흐릿하고, 아이들이 처음 “아빠” 하고 불러주던 그 감격의 순간도 시간 앞에서 희미해진다. 그냥 두면 연기처럼 흩어져 버릴 그 소중한 순간들을, 나는 글이라는 못으로 단단히 박아둔다.

때로는 그 작업이 고통스럽다. 잊고 싶은 부끄러움이나 마주하기 힘든 상처를 글로 적어 내려갈 때면, 마치 내 가슴에 직접 못을 꽂는 듯이 욱신거린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박아두지 않으면, 그 시간은 영영 사라지고 만다. 나를 지탱해 온 깨달음도, 사랑했던 기억도 공중으로 흩어져 버릴 것이다.

못이 박힌 자리에는 작은 구멍이 남는다. 누군가에겐 흉터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구멍 덕분에 우리는 무거운 기억을, 그리고 삶의 무게를 걸어둘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펜이라는 망치를 든다.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기 위해, 내 영혼에 또 하나의 못을 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