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강. 염색약과 5만 원

제3부. 가계의 운영: 전쟁 같은 현실, 그리고 연민

by Napolia

[Scene]

용돈이 떨어진 나경제 씨. 아내에게 5만 원만 더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신 담배 좀 끊어! 그 돈이면 애들 간식이 얼만데."
화가 나서 방에 들어왔는데, 화장대 앞에 정말자 여사가 사다 놓은 싸구려 셀프 염색약이 보였다. 미용실 갈 돈 아끼려고 혼자 낑낑대며 뒷머리에 약을 바르고 있었을 아내. 순간 울컥했다. 내가 담배 한 갑 살 돈 아쉬워할 때, 이 사람은 몇만 원짜리 염색비 아끼려고 저러고 있었구나.
그는 조용히 아내에게 다가가 염색 빗을 빼앗아 들었다. "이리 와, 뒤에는 안 보이잖아. 내가 해줄게." 나경제 씨의 투박한 손길이 정 여사의 흰머리를 덮는다. 가난하다고 사랑까지 가난해지지는 말자고 다짐하면서.




[나경제의 독백]

"5만 원... 그까짓 종이쪼가리 때문에 내가 당신한테 소리를 질렀네. 내가 못났다. 진짜 못났어."


* 오늘의 경제 용어: 재정 적자와 긴축 (Fiscal Deficit)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진리다. 돈이 없으면 마음도 팍팍해진다. 하지만 기억하자.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가난'이지 '배우자'가 아니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