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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수 Nov 30. 2023

40년 만에 쓴 시

   

산이라 해도

겨울 산 여름 산이 달라

삭풍에 울부짖는 밤이 지나면 어느 아침

온 산에 퍼져 나는 가려움증

겨울 산만이 양지를 알지 

    

진달래꽃 무리 지어 핀 봄 산의 아련함

가슴에 퍼져 나는 이 뜻 모를 슬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기억 저편에 떠오르는 어릴 적 초상

어머니

끝내 눈물이 된다

     

오월의 신록

유월의 녹음

가슴 두근거리는 젊음의 웅지여

대지를 디디고 우뚝 선 웅산의 의연함이여

산도 사람도 이 바탕으로 살아간다네

     

우리가 떠나 온 여행

어디서 시작하여 어디로 가는 것일까

봄 가고 여름 가고

가을 가고 겨울이 가면

세월은 끝이 날까 

    

산이라 해도

가을 산 봄 산이 달라

만산홍엽 물결치면

우리의 여행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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