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아내의 꽃밭에서 나도 꽃이 되자

by 전진식

연가[戀歌]

전 진 식(田塵)



봄날

아내는 꽃이 되었다


꽃 속에 숨어 하늘을 보면

해 질 녘 세느강 즈음해서 안개비가 내리고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가 생각난다

영화로 본

꽃길에는 비둘기가 날고 있다


꽃이 피는 소리에 아내는 눈을 감는다

서둘러 살아온 세상이 서러워

새소리며 나비 소리며

꽃길을 헤매다가 잠이 든다


싱그러운 봄날은 풋풋한 콧노래도 되지만

때로는

꽃 이파리 속살거리는 휘파람도 된다

꽃들이 노래를 부른다

사루비아의 달콤함으로 애절한 색소폰이었다가

캠퍼스 라일락의 흥얼거리는 기타 소리도 되었다

돌아보는 꽃들은 향기 좋은 꽃으로 남았다


아내의 꽃밭에서 나도 꽃이 되자

내년 봄이면 해변가 언덕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유채꽃도 본다

파도 소리가 들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가는 꽃길을 만들자

활짝 웃는 아내 옆에서 함께 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