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으로 나는 외로롭다 외롭다 한다
나는 누구에겐가 안기고 싶다
ㅡ지하철에서ㅡ
전진식(田塵)
삶의 여정은 기대만큼 순탄치 않았다
지하철 프레트 홈에는
저마다의 바쁜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이웃들의 표정은 무감각이 되어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누구는 손가락을 두드리며 폰 속에 담긴 세상을 이야기하고
누구는 폰 속의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뒤적이는데
들거덕거리는 전동차의 바퀴소리가 들려온다
에스컬레이드의 계단 사이를 뛰어내리는 사내는 바쁜 걸음으로 문틈 사이로 사람들을 비집는다
모두들 어디론가로 목적지를 두고
전동차 속에 걸린 노선도를 보며 정착지의 역사驛舍를 셈하는데
아무리 고개를 두리번거려 보아도
나를 보아주는 이 아무도 없다
살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도 해보지만
시베리아의 냉한이 스미는 전동차
문이 열리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다시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는
사람, 사람들
눈인사도 없이 만나고 헤어진다
보고 있어도 보이지 않는
서로에게 알 수 없는 넔두리가 되어
안개 속으로
나는 혼자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