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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섬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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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Mar 31. 2024

길 잃은 나에게



슬픔에게 몸과 마음을 넘겨준 채

나를 잊고 살아요

새봄이 오건만, 가지마다 봄의 함성이 가득하건만,

슬픔에 절여진 마음은 감동은커녕

되려 안으로 안으로 움츠러들어요 


네 마음은 어디 있는데?

슬픔에 절여졌다 한들 네 마음이 사라진 건 아닌데,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건데? 


 멍하니 시간을 축내는 괴로운 업무도

감당이 안 되어

유튜브 속으로 숨었어요

희로애락이 담긴 짧은 영상들

휙휙 넘기며

뇌는 도파민에 젖어들고,

쉬는 동안 하리라 마음먹었던 일

뒷전이 되어가네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 아닌,

도구에 예속되어 가는 내가

한심스러워

벗어나고 싶어

통제불능이야 포기해,

부정적 목소리가 나를 압도해요


그럴 순 없어,

그 무엇도 날 지배할 수는 없어

그 무엇에도 점령당하기 싫어!

타다 만 불씨를 껴안고 잿빛 심장에 불을 켜네요

석회질로 가득 찬 심장에 온기가 느껴져요


꺼질 듯 꺼질 듯 타오르고는 있지만,

타닥타닥 불꽃으로  치솟는 그날은 아득하기만 해요

황사바람이라도 내 심장에 풀무질을 해줄까요

무엇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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