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7 부단히 노력했었지,

#07. 삼십 대의 마지막 후회 없이 치열하게 잘 견뎠다.

by De easy
부단히 노력했던 시절,

2019년은

마흔을 앞둔 삼십 대의 마지막해였다.

나름 팀 내에선 에이스였다.

하지만 크게 이렇다 할 이룬 것이 없어서

불안했고 초조했다.

일과 육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했던 시절,

아이 케어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것이 목표가 됐고,

매우 치열했다.


| 등교 준비물, 숙제, 학용품, 간식

| 다음날 등교 때 입을 옷, 양말, 모자

| 전날 아이들 가방옆에 일렬로 올려놓는다.


아이들은 대견히도 잘해줬다.


| 아침은 미안하게도

| 바나나. 사과. 우유. 식빵이 오르락내리락했다.

| 그마저도 늦잠 장날은 빈테이블이었지만

| 아마 우유라도 마시고 갔기를... 바라며....


미안했고, 이해해 준 아이들이었다.

출근 준비

6시 30분 알람이

5분 간격으로 울려댄다.


⊙ 1번 알람 울린다.

일어나!!

⊙ 2번 알람 울린다.

안 일어나!!

⊙ 3번 알람 울린다.

늦는데 괜찮아??


5분 간격의 알람을 순서대로 끄며

겨우 몸을 일으킨다.


7시쯤 음,


⊙ 4번 알람 울린다.

지금 나가야 버스 안 놓쳐!!


그렇게 무사히 마을버스에 올라탄다.

출근길


출근길은 1시간 30분 거리 지루하기 짝이 없다.

| 음악도 듣고

10년 이상 pop을 들었는데 영어는 실패했다.

| 멍도 때려보고

환승역을 두어 번 놓친 적이 있다.

| 손잡이 붙잡고 쪽잠을 청해 보기도 하고,

사실 눈만 감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 책은 읽어 보고 싶었지만 장거리 출근길이라 포기했다.

매달 한 권씩만 읽었어도....

| 구글에 SAP 관련 공부도 짬짬이 해본다.

덕분에 일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 밀린 학교 알리미 4개를 모두 둘러본다.

아차차.. 놓친 준비물을 보고야 말았다. 어쩔 수 없다.

우리 아이만 없겠구나, 아침부터 미안함이 가득하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본다.


그렇게 14년을 다녔다니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어깨 토닥토닥

회사 도착


회사에 가면 철직처럼 아이들 생각은 미뤘다.

사실 너무 바빠서 생각할 틈이 없었다.


모닝커피를 동료들과 한잔 들이킨 후,

약속이나 한 것처럼

PC로그인과 동시에


타. 타. 타. 다. 다. 닥. 탁. 탁.


탁, 탁, 탁,


음률인 듯 음률 아닌 키보드 소리가 가득 찬다.


| 그 시절 커피는

| 공장이 가동하기 전 기름칠 하듯


우리는 전투 모드를 위한 업무 시작의 각성제였다.


회사 업무

실무진 시절

9시~6시까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자면

난 사무직 근로자인데..

왜 키보드로 막노동하는 느낌이지...(비하발언 아님)

그 정도로 일이 넘쳤고, 인원이 부족했다.


관리자 시절

실무진의 업무량은 줄었으나

새로운 일이 두서없이 몰려온다.

⊙프로젝트 업무 당첨

나만 시키지..잘해서겠지 하고 위안삼는다.

⊙ 재경, 마케팅, 서비스, 영업, 물류, 팀원 질문과 답

분명 내 범위가 아닌데 나만 찾는다.

부서장 호출이 뜸해진 틈을 타서

밀려오는 메일 100통 이상 온 것을 다 쳐내고 나면

하루만 밀려도 감당하지 못하니 빨리 쳐내는 게 상책이다.

또 부서장 호출..


| "오늘 저녁 어때?"


| 집 갈래요 말이 목구멍에 차올랐지만


| (신난 척) 좋습니다!!


| (옆자리 과장에게 눈빛으로 같이 가자 사인을 보낸다.)


에잇 오늘 칼퇴근은 망했다.


실무에서 손을 떼면 관리자들은 다 편할 줄만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퇴근 후

퇴근 후엔 아이들의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월요일 : 미리 다해놨다 정말 고맙다.


화요일 : 갈피를 못 잡고 못했다. 잘 해내고 싶었기에

밤 12시, 1시가 된다. 6개월을 이렇게 하다 포기했다.

스스로 느껴야 하겠구나 싶어 알면서도 그냥 보내봤다.

선생님의 가르침은 효과 만점이었다.

수요일: 늘 숙제가 없다. 참 신기할 정도로. 믿고 패스


목요일 : 지쳤다. 했겠지


금요일 : 주말이니 일단 쉬고 보자


토요일 : 늦잠자기 안 깨우면 12시까지 잔다.

너도 힘들지 나도야.


일요일 : 부랴부랴 준비물과 숙제 검사.


주말은 왜 이리 짧은 건지.. 월요병을 직감한다.



지금 컨디션으로 어림도 없었던 그날들..


우리 아이들은 말썽 한번 없이

우리 모두 어느새 성장해 있었다.

얘들아 고마워.

너희들 덕분에 그 힘든 시절 힘든지 모르고 지났구나.

이렇게 나의 삼십 대 마지막 시기를 보냈고,


2020년..

인류가 모두 혼란스러웠던 그리고

생명에 위협이 됐던 코로나가 왔다.


나의 40대, 시작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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