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책부록 - 저작권, 작가의 마음에 대하여
저작권, 작가의 마음에 대하여
퇴사 후
몇 달간 새로운 일을 준비하면서
회사밖의 생활은 처음이라 무엇을 해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그러다 새벽 출근길에 위로가 되었던 브런치 스토리가 생각났다.
나는 작가가 될 만큼의 실력도, 글쓰기 경력이 없었기에 망설여졌다.
하지만 마음을 먹고 나니
초등학교 때 수필경시대회에 참가했던 열세 살 문학소녀가
나를 조용히 이끌었다.
사실 저작권에 대한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주제를 마주하고
저작권이라는 단어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저작권이란,
문학이나 예술과 같은 창작물에 대해 만든 이가 갖는 권리라고 한다.
감정과 생각이 깃든 결과물에
‘이건 내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
그 안에는 저작자의 이름을 밝힐 권리(저작인격권),
경제적 보상을 받을 권리(저작재산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너무 당연해서, 어쩌면 너무 무심히 지나쳤던 말.
그동안 마음속에서 생각만 했던 느낌들을 글로 풀어보고 싶어졌다.
회사시절,
챗 GPT를 2~3년 전부터 문서 작성을 쉽게 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
영어번역이나 자료 검색용으로 활용했고,
사용자로서 나는 꽤 만족했고, 열 명의 부서직원을 얻은 것처럼 든든했다.
매체에서 Prompt를 잘 넣어주면
사람보다 빠르고 많은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건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GPT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에는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
주제를 고민하고,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에서의 작가만의 고민과 경험
감성과 철학, 일상과 망설임은
짧은 지시문 하나로 쉽게 재현될 수도 담아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오탈자를 수정하고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작가 고유의 감성의 결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문장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고민했다.
‘창작’이라는 말에 GPT를 함께 올려두는 것이 과연 맞을까?
사람과 AI가 함께 만든 창작물은
기존의 틀로는 온전히 그 누구도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주체인지, 어디까지가 기계의 몫인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사람이 만들어낸 창작인지
그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좀 잡을 수 없다.
'이 글의 정말 내 글이 맞는 걸까?'
그 질문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는다.
다른 작가의 글에서 영감을 얻고 필사해서 썼다면
AI와 무엇이 다를까?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미 AI의 기술을 경험한 우리는,
이제 그것을 거절할 수 없는 세대라는 것을.
그리고 AI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의 창작물은 앞으로도 더욱 명확하게
'보호받을 권리'를 가져야 할 것이고,
동시에 ‘사람과 AI가 함께하는 창작'에 대한 새로운 기준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AI가 조언자로서 우리 곁에 함께 있을 때,
창작은 더 넓은 방식으로 표현되고 쓰일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글 속에 사람의 마음이 남아 있는가 일것이다.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람은 언제나 '작가'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처럼,
삶의 한 귀퉁이에서 조용히, 천천히
나만의 문장으로 나를 찾아가고 있다면
우리는 분명
그 새로운 형태의 '창작'을
함께 하는 첫 세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