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컨설팅 일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업체는 항상 구인난에 시달리고, 구직자 입장에서는
불러주는 데가 없어 결국 다른 직종이나 본업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회사를 창업 한 이유 중 하나가 나를 고용해 주는 곳이 없어서다
내 동기들 중에서도 현재까지 이 일을 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두 세명밖에 안된다
한 번씩 컨설팅 팀원이 필요하면 그간 연락이 뜸했던 선생님께 급하게 섭외 전화를 돌린다
답은 둘 중 하나다
이미 다른 업체 고정 팀원이 되었거나 다른 직장에 취직해서 시간이 안되거나ᆢ
아쉬움을 뒤로한 채 덤덤히 다음을 기약하며 끊는다
프리랜서 일이다 보니 자리 잡기 전까진 감내해야 될 일이다.
대표인 내 생활조차도 안정적이지 않는데 고정 팀원을 확보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일이 있든 없든 그들에게 따박따박 월급 챙겨 줄 능력이 나에겐 아직 없기 때문이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기를 쓴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글 쓰는 걸 좋아해서?
명예를 얻고 싶어서?
관심받고 싶어서?
오직 안정적인 일감을 얻기 위함이었다
나는 의외로 부끄럼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람들 앞에 서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 성향자체는 밝은 편이나 혹 나랑 있을 때 조용한 분위기로 인해 상대가 불편할까 더 오버하는 것도 없지 않다
참고로 내 MBTI는 ESFJ
우연히 호기심에 응했던 숨고인터뷰 때, 매니저님이 이 인터뷰는 숨고 어디에도 실리고 브런치에도 실리고,,,
막 설명을 해주시는데 브런치? 그거 먹는 거 아닌가?
속으로 못 알아들었지만 다시 물어보진 알았다
그 브런치가 무슨 브런치인지는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인터뷰가 나가고 얼마 뒤부터 내 인터뷰를 본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시만 해도 컨설팅 의뢰 때, 내가 연필깎이도 아닌데 나만 보면 깎아달라던 고객들이 많았는데 이 분들은 어찌 된 일인지 비용 상관 안 할 테니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강의도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1시간에 3만 원 받고 강의할 때였는데 8배도 넘는 강의료를 제시 하면서도 내 페이 기준을 몰라서 이 정도 금액도 괜찮냐며 오히려 양해를 구했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그들에게 절이라도 할 판이다
내가 그 당시 3만 원 받고 두 시간 넘는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사람이 없어 폐강될지도 모를 강의를 하기 위해 갔던 이유는 그 돈이 살림에 보탬이 되어 줄 거란 기대가 아니다
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컨설팅 의뢰가 조금이라도 더 들어올 거 같아서였다
어디서 보고 연락을 주신 거냐고 물어보면 다들 브런치에서 내 관련 글을 봤다고 했다
아~ 그때 그 숨고 매니저님이 말했던 그 브런치?
사람들이 생각보다 브런치를 많이 보나보다
브런치를 통해 연락 온 고객들과의 컨설팅은 그동안의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이때부터 내 컨설팅은 조금씩 매니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나는 브런치에 급 관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