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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선생 Oct 30. 2023

웬만한 3인가구보다 옷이 많은 1인가구 옷방 2탄

따뜻하게 안아드릴게요

지난 글 1탄 먼저 보기

https://brunch.co.kr/@8383queen/57




드디어 기다리던 컨설팅 당일이 됐다.

나는 전날 고객이 안심할 수 있게 미리 진행방향을

알려드렸다

도착해서 고객님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전날 미리 말씀드린 순서대로 하나씩 진행했다.

일단 옷장에 걸린 옷은 손도 안 대고 바닥에 쌓인 옷들만 거실로 빼낸 후,  펼쳐보니 그 양이 실로 엄청나다

모두 베란다와 서랍 앞을 막 있던 수납상자 을 꽉꽉 채웠던 옷들이다

내가 옷을 빼는 사이 고객님은 분류 작업을 하시라고 했다.

고객님이 헷갈리지 않게 전날 분류 리스트 만들어

준비물: 택배상자, 손 코팅지, 매직

작업시트를 두 군데 깔고 소파 에는 상의만, 바닥에는 하의만 모으시라 했다

잡화는 쏟아낸 상자에 내가 따로 담았다

옷의 양이 많은 고객님께는 디테일한 분류를 권하지 않는다

초등학생와도 구분할 수 있는 단계로 가볍게 시작한다

그리고 점차 점차 디테일하게 쪼개서 섬세히 진행한다

이게 내 작업 방식이다

우리 둘이 헷갈리지 않는 규칙을 정해 놓고 일을 하니 불 필요한 시간낭비가 없었다.

정신없는 상황에선 서로 의사소통 부족으로 한 일을 다시 또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고객님과 나는 마음이 잘 통했다

알고 보니 나이도 같고 성향도 비슷했다

물론 내가 조금 더 텐션이 높다

시시때때로 간식도 먹고 대화도 하다 보니

지칠 틈이 없었다.

사실 고객님이 너무 이뻐서 내가 점심때 맛있는

사드리려고 했는데, 고객님이 잠깐 커피 사러 다녀온다고 하시고는 내가 좋아하는 분식을 한가득 사 오셨다.

그거 먹고 나니  밥 생각이 안 났다

우리는 이따가 이따가를 미루다가 결국 밥을 안 먹고

11시간을 달렸다.

이틀에 걸쳐하기로 했는데 하루에 끝났다

일의 결과물도 잘 보이고 재밌었다

이날 고객님한테 선물을 하도 많이 받아서

서비스로 냉장고 정리까지 해드리고 오고 싶었는데

고객님이 한사코 거절하셨다

애기도 어린데 집에 혼자 있으니 얼른 가라고 하셨다

(우리 아기, 지금 사춘기라 혼자 있는 거 좋아하는데ᆢ)

내가 심하게 질척거림에도 고객님은 흔들림이 없으셨다

아마도 나를 위한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난 고객님들은 체로 따뜻한 분들이 많다




거실을 한가득 메웠던 옷들은 모두 입을 옷, 기증할 옷, 버릴 옷 등으로 나눠졌다

기증할 옷만 따로  고객님이 정성껏  포장하셨다

손끝이 야무지다.

나 역시 고객님께 한가득 선물 받은 옷들은

내가 진짜 입을 것들만 받아와서 강의에도 입고 가고

내 동네친구도 나눠주고 교육을 들으러 온 교육생들에게도 나눠줬다

사이즈와 취향에 맞는 새 주인을 직접 찾아서 일일이 전해줬다

그 바쁜 와중에도 준다고 아무거나 받아온 게 아니라 교육생들 줄옷, 내가 입을 옷, 친구 줄 

다 고객님과 공유했다

나는 아무 물건이나 누가 준다고 덥석 챙기진 않는다

그렇게 받아오면 결국 짐이기 때문이다

진짜 마음에 들어서 받은 거다.

고객님 덕분에 여러 사람이 행복해졌다.


옷 정리 강의 때 1인가구 교육생들께 맘에 드는 옷을 고르시라 했다. 요즘 스타일이라 한 개도 남김없이 인기가 많다.

성황리에 나눔 완판 됐다.





내 본연의 임무도 잃지 않았다

물론 정리로 고객님께 감동을 드리겠단 초심 역시 까먹지 않았다

정리된 드레스룸 방바닥에 납작 엎드려 먼지도 닦고

전신 거울 얼룩까지도 남김없이 미션 클리어! 하고 왔다

고객님의 옷방은 이렇게 환골탈태되었다

옷무덤으로 문도 제대로 열수 없던 서랍속은 이렇게 바꼈다.

1층 홈웨어 짧은 옷

2층 홈웨어 긴 옷

3층 외출용 반팔 티셔츠

이렇게 분류 기준이 명확 수납 됐다.




도 고객님을 위 선물을 준비 해 .

1. 이케아에서 파는 <언더 베드 수납함 >이다

침대 아래 낮은 틈새공간이나 장롱 위 남는 틈새 공간에

이불이나 보관용 옷을 수납할 수 있는 용도다.

틀이 고정된 리빙박스 보다 재질이 유 둘 유 둘해서 융통성 있는 정리가 가능하고 저렴한데 반해 튼튼하다.

시골 쌀포대 같은 재질이 해야하나? 그것보다 매끈한 코팅처리가 돼 있다.

자취방 정리 때, 종종 애용한다

https://naver.me/FsqREjRH


2. 고객님이  애용한다는 모자들은 <문걸이 모자 정리대>  이렇게 해결해 드렸다.

https://naver.me/FtuTNRrv

구매처마다 가격대가 다 다르니 참고하길 바란다

나는 문의 두께와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자석훅부터 꼭꼬핀, 스티커형 후크까지 총 3종을

준비해 갔다.

근데 고정 후크가 문걸이 두께와 잘 맞아 다행이었다

준비해 간 3종 후크역시 다음에 이사 갈 집은 어떨지 몰라 다 드리고 왔다.

모자는 고객님을 알아볼 수 있어 이렇게 대체한다.

고객님이 작업 내내 웃으셨다

이날 나는 정리로 고객님을 마음껏 안아드리고 왔다.

앞으로 고객님의 마음도 오늘 정리 된 드레스룸처럼

항상 밝게 빛났으면 좋겠다.

미션 클리어 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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