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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 eye Apr 23. 2016

더 이상 저장할 수 없습니다

감정은 지워질 수 없는 것인데 가득차버렸다

채울 수 없습니다

가져오지 마십시오

안타깝지만 다음에 와주세요

비밀번호를 알고 계시다면

잊어주세요

새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저를 두드리던 열 손가락의 감촉과 흔적들도

이제 깨끗이 지워지겠지요

당신이 조심히 다루지 않아서

백업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름도 모를 바이러스 투성이랍니다

내 문서 속의 사진, 영상, 음악, 문서

수많은 프로그램들까지도

이제 깨끗이 지우겠습니다

무한의 용량이란 건 없습니다

모든 감정은 소모품이니까요

곱고 희던 나의 마음에 더 이상 저장 할 수 없습니다

쓰셨던 물건은 제 자리로 돌려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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