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d eye Jan 19. 2017

LaLa Land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변한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내 짝을 만나는 일이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결혼이라고 쓴다.  사람들이 사랑을 할 때에는 환상 속에 살지만 결국은 현실로 되돌아올 때 그 괴리가 큰 만큼 감정의 비가 쏟아져 내려오기도 한다. 다만 그것이 뜨거운 여름의 소나기 일지 매서운 아이스 스톰 일지는 그 개인의 삶에 대한 감정적 배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영화 라라 랜드(LaLa Land)에서는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과 꿈의 차이 그리고 상대방을 사랑한 만큼 멀어지게 된 괴리를 음악의 힘과 환상적인 장면의 연출을 통하여 다양한 색의 감정을 연출해 주었다.

 물론 뮤지컬 영화이기 때문에 음악에 집중하게 되지만 이번 평에서는 음악보다는 기본적 평론과 주관이 넘치는 나라는 무식자의 관점에 집중하여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주목해야 할 배우는 누가 뭐라고 해도 두 명의 주연 배우일 것이다.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 이번 영화를 위하여 하루에 4시간씩 3개월 동안 피아노 연습을 했다고 하였다. 엠마 스톤(Emma Stone) 또 한 춤 연습, 노래 연습을 하는 내용들이  메이킹 필름을 통하여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뭐 이런 것들은 기능적인 것이니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연기이다. 이번 영화에서 연기의 폭을 확실히 보여 주었던 것은 엠마 스톤이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바로 나쁜 여자의 연기를 아름답게 포장하여 미워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직선적으로 따지면 전 남자 친구를 버리고 새로운 남자 친구를 만났고 자신을 위하여 꿈을 버리고 돈을 버는 남자 친구에 비하여 실패하자 도망친다. 그리고 그러한 남자 친구에게는 변하는 모습이 보기 싫다고 말한다. 누굴 위하여 돈을 버는가?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시나리오 구성에서 이야기하자.) 어쨌든 가난한 청춘들이 서로의 꿈을 응원하지만 결국 서로의 사랑을 버리고 꿈을 찾아간다.

 가난하고 지질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첫 포인트는 바로 엠마 스톤의 오디션 장면이다. 오디션 장에서 무시당하고 옷에 커피를 흘리고 열연하는 중간에 흐름을 끊어 버리고, 이런 모습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바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눈물연기를 열연하는 가운데 문을 열고 들어와 전화받으라는 직원의 맥카터 장면은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인 것이다. 엠마 스톤의 지질한 80만 원 커피 세대의 모습은 전 세계 화이트수, 화이트 조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 장면

 전 남자 친구를 버리고 새로운 사랑에게 떠나가는 여인의 모습. 분명 경제적으로 여건이 뛰어나고 나무랄 것이 없는 남자 친구와의 저녁 약속에서 가난하고 잘생기고 멋진 피아니스트에게로 달려가는 모습은 꿈을 향한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 글을 쓰는 작가도 사실 현재의 직업은 내가 원해서 되었다기보다는 내가 현실에 쓰인 바른 이정표를 보고 걷다 보니 생긴 직업이다. 다만 만족도가 높아서 내가 원래 원하는 꿈인 글쟁이가 되기에는 너무나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뿐이다. 현실의 나의 모습을 버리고 뛰어가는 모습은 멋있었지만 아무런 잘못이 없는 남자를 버리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하고 버리고 가는 모습은 사랑의 단순 변심을 보여주는 기가 막힌 모습이다. 이 장면에서 개인적인 감정과 몰입이 확 되면서 난  올해 이 영화를 최악의 영화로 손꼽았다. 왜? 불쌍한 구 남자 친구. 헤어지고 새롭게 사귄 것도 아니고 중간에 변심으로 인하여 다른 남자를 찾아가 버리는 여자라니. 가장 혐오하는 것이기도 하고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 엄지 척할 뻔하다가 이 장면에서는 엄지 다운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냥 그 여자가 미운 것이다.  현실이 아닌 꿈을 쫓아갔으면 잘 살아야지.....

  엠마 스톤이 찾아가 라이언 고슬링은 천재 피아니스트지만 고집 때문에 돈을 벌 기회를 자꾸 차 버리는 진정한 아티스트였다. 그런데 문제는 라이언 고슬링이 가진 이 캐릭터도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융통성 제로. 적당히 사장이 좋아하는 노래 쳐주고 손님들 분위기 좋은 것 들려줄 있는 것인데 잘릴 때까지 말을 듣지 않는 고집쟁이. 그런데 바로 이 부분이 라이언을 진짜 남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 남자가 절대 꺾이지 않을 남자가 여자 만나고 바뀐다. 자기가 진짜 싫어하는 학교 동기와 함께 재즈 아니면 죽음을 달라던 그가 EDM 이 섞인 음악을 연주한다. 왜? 여자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바뀌게 된 것이다. 요약하면 내 남자 친구는 앞으로 바를 열어서 연주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수입이 없다. 걱정하지 말아라. 이런 내용을 듣게 되면 어떤 남자가 자격지심이 안 생기겠는가? 그래 , 이 여자를 위해 돈을 벌자라고 결심을 하게 된다. 문제는 돈이 생기고 바빠지고 하면서 여자는 남자가 변한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남자가 원했던 것은 그녀의 꿈을 지켜주고 평생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남자의 희생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자는 도망쳐 버린다. 자신의 모노드라마를 옆에서 봐주지 않은 남자 친구를 원망하면서. 본인의 실력과 노력이 아닌 일 때문에 바빠서 못 온 남자 친구를 원망하고 잘 나가는 남자를 보면 본인의 초라함만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각론 하고 뻔한 스토리 뻔한 내용이지만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감독의 멋진 장면 연출로 이영화는 더욱더 빛을 내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 시작함을 알리는 탭댄스와 춤, 사랑에 완전히 빠져서 현실이 아닌 환상의 세계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마지막에 바에서 주인공을 만나면서 서로 헤어지지 않았다면이라는 상상의 세계를 보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정말 누구나 자신의 전 연인과 함께하기를 소망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소망과 현실이 교차하면서 나타나는 슬픔은 정말 애절하고 현실적인 슬픔이 보이는 그런 장면이었다.

 남자의 순애보 영화를 만들다니... 감독은 음악도 음악이지만 전작인 위플래쉬에서도 바보 같은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아마 차기작도 바보 같은 남자의 이야기를 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나무에 별이 열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