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철 Dec 07. 2022

시원 섭섭 후련 통쾌

22년 노인일자리 사업을 마무리하고

  안양에서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대천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국도로 접어 들었다.

목적지 까지 고속도로로 달려가면 시간과 거리는 단축할 수 있지만 주변 풍경이 삭막하다 하여 일부는 고속도로로 가고 한적한 곳은 국도로 가기로 하였다.

  국도에 접어드니 낙엽이  떨어진 길가의 가로수들의 풍경이 마치 나이 먹고 힘 빠져 구박받는 나를 조롱하는 듯도 하고 동반자임을  알려주는 신호인 듯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게 하여 준다. 

 전에는 낙엽을 보면 한해가 지나는구나 내년에는 보다 더 계획을 잘 세우고 계획대로 잘 되어가는 한해를 만들어야지 하고 나름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이제는 내년 한 해도 어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이 바람의 전부가 되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한두번은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이런 여행계힉을 짜고 다녀와서 여운이 사라질때 까지 몇달은 희망과 삶의 기대가 부풀어 활력찬 나날을 보낸다.

어제로 노인 일자리 사업의 마지막 출근을 마무리하고 다시 백수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백수가 된 기념으로 집사람과 둘이 변산반도에서 고군산반까지의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이 강했다. 하루 세시간을 해야 한달 급여로 용돈도 모자랄 듯하고 매일 출근하므로 나만의 취미 할동이라기 보다는 이제는 억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시간 제약 없이 지내고 싶다는 것이 내가 하지 않으려는 제일의 핑게였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의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해 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 창출을 통한 노인의 사회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했으나 일부 사업의 경우 일부 위탁기관의 무성의한 태도와 참여자들의 정부사업은 참여하면 공돈 준다는 이상한 논리와 안일무사한 행동으로 사회에 부정적인 측면이 노출되고 대중에게 부정적인 측면이 보여지고 강조되었고 나도 부정적인 면만 생각하고 거부 반응이 먼저 작동하였다.

그러나 10개월간 노인 일자리를 경험한 나는 노인 일자리에는 여러가지가 있고 진짜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것으로 부터 단순 반복을 강조하는 일 그리고 어떤 것은 고도의 전문 지식이 수반되어야 하는 고강도 정신 노동까지 다양하다는 것을 경험하였고 많은 참여자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진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담당한 일은 사회서비스 모니터링팀 였지만 코로나로 인한 방역이 주를 이루었다. 장애인 복지 단체의 방역과 소독을 을 실시하므로 장애인들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고 그들이 사용하는 기구등을 소독하여 사전 예방을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덕분에 우리팀이 맡은 작업장에서 코로나가 감염되었다는 소식은 접할 수 없었고 다른 곳에서 활동하다가 코로나에 감염된 분들은 발생했으며 그 소식을 들은 후 혹시라도 이 작업장에 코로나의 균을 남겨 두었을까 걱정으로 그런 소식을 접한 날은 더욱 더 방역과 소독에 신경을 썼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10개월이다. 같이한 동료들과도 정도 들었다. 마지막 날 일을 끝내고 돌아서니 시원 섭섭하면서 후련하고 통쾌한 기분이 낼 부터 뭘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에 스쳐지 나간다. 이번 여행이 끝나면 또 어디를 갈까?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그래도 계약직 노인 일자리였지만 내년에 대한 기대와 아직은 나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세상은 아직도 내가 할 만한 일이 있다는 시그널에 희망적인 기대를 담아 본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